증권사 상반기 실적 60% 뚝… "거래감소ㆍ채권손실 발목"

2013-11-1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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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국내 증권사가 회계연도상 상반기인 4~9월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줄어든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수입원인 증시 거래대금이 급감한 데다 지금껏 실적을 지탱해 온 채권투자에서도 줄줄이 손실이 발생한 탓으로 풀이된다.

업황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당국이 업계 수익성 개선을 위한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62개 증권사는 2013회계연도 상반기인 4~9월 순이익 2516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6745억원 대비 62.6% 감소했다.

특히 채권금리 상승으로 자기매매이익분이 같은 기간 6300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통상 채권금리가 상승하면 증권사에서 보유한 채권평가액은 떨어지게 된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앞서 3월 말 2%대 중반에 머물렀다가 6월 들어 미국 출구전략 우려로 3%대 초반까지 뛰었다.

증권사 주수입원인 주식거래대금도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거래대금은 2011회계연도 상반기 1168조원에서 이듬해 상반기 808조원으로 약 30%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400조원대까지 줄었다.

이를 만회할 뚜렷한 대안이 없는 증권업계는 대대적인 구조조정 및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 상반기 업계 판관비는 전년 동기 대비 2536억원 감소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4, 7월 지점을 통ㆍ폐합했고 본부부서를 축소했으며 대신증권도 올해 3월 20여개 점포를 합쳤다. KDB대우증권은 1월 희망퇴직을 받고 7월 정기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삼성증권이나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KTB투자증권, SK증권 또한 최근 조직개편이나 인력전환배치 작업을 실시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2009년부터 증권사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현재 영업조직을 보면 비용이 수익을 초과한 상황으로 비용절감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업황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점쳐지지만 구조조정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오는 2014년에는 증권사 순영업수익이 올해보다는 개선될 것"이라며 "그러나 내년 상반기까지 지점 통ㆍ폐합이나 감원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증권사가 규제에 가로막혀 돈만 쌓아둔 채 놀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인 자본규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을 보면 국내 전체 증권사 평균이 9월 말 현재 500%에 육박하고 있다. 총위험액 대비 순자본이 무려 500%에 이른다는 얘기다. 이 비율은 작년 6월 말에 비해서도 1년 남짓 만에 3%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기록한 26개 증권사 또한 NCR이 현재 400%를 넘어선다.

강 연구원은 "증권사 수익성을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은 NCR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내 업체도 외국 경쟁사처럼 자기매매를 통해 얻는 수익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CR은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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