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은행권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지방은행의 성장세가 시중은행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지방 경기 호조, 상대적으로 낮은 부실 대기업 여신 규모 등으로 지방은행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순익이 같은 기간 각각 5.78%와 41.7%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순익이 183.1%와 62.9%씩 증가했지만 은행 수익의 핵심인 이자이익과 순이자마진(NIM)이 줄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의 이자이익은 각각 1조5775억원과 1조120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4.4%와 0.3% 줄었다. KB금융의 NIM은 같은 기간 0.1%포인트 내린 2.55%였으며 하나금융은 0.07%포인트씩 하락한 1.9%로 1%대까지 추락했다.
반면 BS금융과 부산은행의 순이자손익은 각각 2935억원과 2541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7%와 1.5% 증가했다. DGB금융과 대구은행의 이자이익은 각각 6961억원과 6831억원으로 1.9%와 1.4% 늘었다.
NIM의 경우 부산은행과 대구은행도 각각 2.46%와 2.50%로 전분기보다 0.01%포인트, 0.04%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이들 수치는 국민은행(1.85%)과 신한은행(1.73%), 우리은행(1.72%), 하나은행(1.48%)의 NIM보다 높다.
또 다른 지방은행인 경남은행은 3분기 750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같은 우리금융 계열사 중 가장 규모가 큰 우리은행(412억원)을 앞질렀다. 오는 8일 3분기 실적이 발표될 JB금융지주(전북은행)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실적뿐만이 아니다. 전북은행이 출시한 'JB다이렉트' 상품의 경우 출시 석 달만에 가입 계좌 수만 3000좌를 돌파했다. 5일 현재 수신액만 655억원이다. 산업은행 다이렉트 상품이 내년 판매 종료를 앞두고 있는 점과 최고 연 3.7%(적금)의 고금리가 고객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규모와 입지가 취약한 지방은행이지만 이 상품은 요즘 가장 '핫'한 상품으로 꼽힌다.
이처럼 지방은행의 성장세가 시중은행을 앞지르는 데 대해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출관련 제조업 및 부동산ㆍ내수시장 성장세 등으로 인한 지방 경기 호조 △낮은 대기업 익스포저 △상대적으로 덜한 정부 규제의 영향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BS금융과 DGB금융 등은 지역 경기가 양호한 데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수혜가 커 높은 여신 성장과 건전성 개선에 따른 이익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