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왕가네 식구들' 가방끈 짧은 한주완에 비수 꽂은 김해숙의 한 마디

2013-11-0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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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네 식구들'[사진=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물질만능주의, 학벌우선주의가 만연한 이 드라마, 계속 봐야 할까. 돈 없는 사람은 사랑할 자격도 없고, 가방끈 짧은 사람은 결혼도 포기해야 하는 부정하고 싶은 현실이 너무나 적나라하게 그려진 '왕家'의 모습이 미간을 찌푸린다. 

3일 오후 방송된 KBS2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극본 문영남·연출 진형욱)에서는 왕광박(이윤지)와 마음을 확인한 최상남(한주완)이 결혼 승낙을 위해 왕가네에 입성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훈훈한 외모와 수려한 말솜씨를 가진 최상남을 본 왕가네 식구들은 넋을 잃었다. 따뜻한 말과 표정으로 그를 반겼고, 최상남은 "이렇게 환영해줘서 고맙다. 이 자리에 처음 왔지만 오래전부터 한집 식구 같은 느낌이 든다"며 환대에 고마워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언니 왕수박(오현경)의 질문을 시작으로 이앙금(김해숙)과 왕봉(장용), 안계심(나문희)까지 이어진 질문 세계에 최상남의 이미지는 급격히 추락한 것. 어른들의 반대가 걱정되면서도 굳이 감출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최상남은 부모님의 이혼과 고등학교 중퇴 사실을 고백했기 때문이다. 

"사실 부모님은 제가 10살 때 이혼하셨고요. 저는 아버지 밑에서 자랐습니다. 학교는 고등학교 2학년까지 다니다가 그만뒀습니다. 그러니까 최종 학력은... 중졸입니다"

국어 교사까지 했었던 딸을 둔 부모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부모님이 이혼한 것으로도 모자라 중학교 졸업이라니! 가뜩이나 '돈' 좋아하는 이앙금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혼사였고, 결사반대는 당연했다. 

결실을 보고자 했던 왕광박, 최상남의 사랑에 찬물을 끼얹은 이앙금의 결정적인 한 마디가 있었으니. "겨우 중졸이 뭐냐. 이렇게 남자 보는 눈이 없냐. 얼마나 기대를 했는데 저런 놈을 만나냐. 죽 쒀서 개 줬다. 당장 나가라"

물론 부모의 입장에서 왕광박의 선택이 달갑지 않을 수는 있다. 그러나 이앙금의 대사는 딸의 가슴이 비수를 꽂았을 뿐만 아니라 '사랑에 실패한' 뭇 청춘들의 가슴에도 대못을 박았다. 자의가 아닌 부모의 이혼이나 어쩔 수 없이 줄어든 가방끈 때문에 눈물 흘릴 제2의 최상남을 배려하지 못한 처사다. 

또 너무 구시대적인 발상을 바탕으로 한 이앙금의 반대 이유 때문에 공감은 반으로 줄었다. 결혼 커플의 70%가 이혼을 선택하고, 학벌보다는 개인의 능력이 우선시 되는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기 때문이다. 

편부모 밑에서 외롭게 자란 최상남이 이앙금 앞에 무릎 꿇게 될까. 아니면 중졸 학력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왕가네'의 셋째 사위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또 최상남의 아버지 최대세(이병준)와 질긴 악연으로 얽히고설킨 왕광박이 별 탈 없이 '최家네'에 입성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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