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란 속 전세가율 고조…2000만원에 내 집 마련 해볼까

2013-10-3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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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율 높은 단지, 적은 금액으로 구입 가능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내년 결혼을 앞둔 직장인 이모(35)씨는 최근 주말마다 서울 강서 또는 강북 지역 공인중개업소를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고 있다. 1억원 이하면 매입할 수 있는 전세를 낀 아파트 매물이 목표다. 앞으로 몇 년 후 가격이 오른다면 팔아 시세차익을 남기거나 팔지 못해도 대출을 더 받아 아예 내 집으로 삼을 계획이다.

3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는 전세난 속에서 아파트 매입에 나서는 수요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상승하면서 불과 몇천만원으로 집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아파트 시세를 보면 서울 내에서도 매매 및 전세가격의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곳이 적지 않다. 부동산114 시세(25일 기준)를 보면 서울 정릉동 태영아파트의 경우 전용 59㎡의 경우 매매 평균가격이 2억1500만원, 전세 평균가격은 1억9500만원으로 불과 2000만원 차이다. 전세가율은 90.7%에 달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서도 이 단지 1층 전용 59㎡가 지난 7월 1억8950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같은달 이 주택형 9층 매물은 불과 950만원 차이인 1억8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층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거의 없는 것이다.

성수동2가 우방2차 전용 59㎡와 등촌동 우성아파트 전용 59㎡도 평균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각각 3000만원, 3500만원에 불과하다. 우방2차는 지난달 11층 전용 59㎡ 매물이 2억3000만원에 전세 계약됐다. 8월에는 같은 주택형 5층이 6000만원 차이인 2억9000만원에 팔렸다.

강남권인 동작구에서는 노량진동 신동아리버파크 전용 59㎡가 전세가율 83.6%로 조사됐다. 매매가격이 3억2000만원, 전세가격 2억6750만원으로 5000만원 정도만 보태면 집을 살 수 있는 셈이다.

길음뉴타운에서도 래미안아파트를 1억원 이하에 살 수 있다. 길음동 J공인 관계자는 "전용 60㎡ 매물의 경우 매매가 3억2000만원인데 전세가 2억5500만원이 포함됐다"며 "전세를 끼고 살 경우 통상 매매가격이 1000만~2000만원 저렴해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유리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세가율이 80~90%대로 높은 아파트의 경우 매물이 많지 않은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등촌동 W공인 관계자는 "등촌동 일대에서는 전세를 끼고 살 수 있는 매물이 거의 없는 편"이라며 "워낙 전세매물이 부족해 전세를 놓으면 금방 나가기 때문에 굳이 낮은 가격에 팔기 보다는 전세로 내놓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경우 최근 월세 전환 증가세를 감안해 월세를 끼고 살 수 있는 아파트 매물을 노리는 것도 방법이다.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등촌동 우성아파트는 전용 66㎡ 매매시세가 2억5000만~2억6000만원이다. 이 가운데 월세계약이 체결된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보증금 5000만원에 월 임대료 70만~80만원으로 따져보면 연간 임대수익률은 약 5%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아파트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인만큼 무리한 투자는 독이 될 수도 있으니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매입가격 외에도 취득세와 재산세, 매매·전세 중개수수료와 유지비용 등을 모두 감안했을 때 과연 수익이 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단 입지가 좋아 수요가 많고 저평가돼 미래가치가 높은 곳이라면 투자를 고려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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