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이같이 변경한 것은 자사고 측 반발에 굴복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 시안이 나온 이후 2개월여 동안 자사고 측은 학생선발권 보장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자사고에 자녀를 보낸 학부모들의 저항도 거셌다.
결국 교육부의 선택은 절충안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원점'으로 회기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중이다.
물론 성적 제한을 없애 자사고 입학을 원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추첨에 참여할 수 있으며, 면접에서 역시 자사고가 학생들을 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만드는 근거를 없애 학생의 꿈과 끼를 평가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면접이라는 제도 자체가 매우 '애매한' 장치여서 악용의 소지가 매우 크다. 게다가 교육부는 '부정 면접'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확실한 방지책이 없어 '눈 가리고 아웅'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영훈국제중학교 경우처럼 돈이나 권력으로 입학을 거래하는 비리가 재발할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졌다. 성적 우수 학생들의 자사고 선호 또한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일반고 약화 현상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새로운 사교육 시장 발생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발표 당일 서울 강남구 소재 모 학원 원장은 "특목고의 경우처럼 자사고 전형을 위한 구술 면접 대비가 매우 치열할 것"이라며 "그 대비책으로 사교육 시장이 다시 움직일 것 같다"고 예측했다. 실제 관련 사교육 업체들은 웃음을 짓고 있다.
'사교육 억제'는 박근혜 정부의 주요공약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오히려 공약에 누가 될 만한 엉뚱한 정책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