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네 식구들' 조성하 김희정[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27일 오후 방송된 KBS2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극본 문영남·연출 진형욱)에서는 수년 전 부득이한 사정으로 종지부를 찍었던 고민중(조성하)와 오순정(김희정)의 사랑이 달달하게 다시 시작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하지만 이미 유부남 유부녀가 된 두 사람의 '순애보'를 그냥 지켜봐야만 하는걸까.
결혼을 약속했지만 헤어질 수 밖에 없었던 고민중과 오수정은 10년 만에 재회했다. 자석처럼 끌리는 서로의 마음을 숨긴 채 택배 기사와 상품 주인으로만 만났던 두 사람이 처음으로 달달한 모습을 보인 건 이 날 방송에서였다.
오순정이 고민중에게 생일상을 차려주려고 일부러 택배를 배달시켜 자신의 집에 들르게 한 것.
오순정이 형부의 집에서 함께 살고 있다는 속내를 모른 고민중은 “네 신랑이 알면 오해할 수 있다” 라고 선을 그었지만 오순정은 다른 설명 없이 밥 한술 뜨고 가라고 재촉했다.
자신이 끓인 미역국을 먹고 맛있다고 감탄하는 고민중을 보며 오순정의 얼굴이 덩달아 밝아진 가운데 고민중은 “옛날에 네가 끓여준 미역국이 생각난다. 항상 내 생일이면 끓여줬었는데” 라고 추억에 젖었다.
처가식구들을 포함해 자신의 아내까지 아무도 챙겨주지 않은 자신의 생일을 홀로 기억해준 오순정의 모습에 알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진 고민중의 모습은 둘의 사랑을 응원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지게 했다.
사업에 실패한 후 택배 배달원으로 일하고 있는 고민중에게는 먹여 살려야 하는 처자식이 있고, 친언니 때문에 팔리듯 시집간 오순정이 이혼 후 형부와 살고 있는 데에는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는 듯하다.
처가에서 온갖 구박을 받으며 모진 수모를 견디고 있는 고민중과 첫사랑과의 재회를 기도하는 가족들을 곁에 둔 오순정.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으로 남아있던 두 사람이 스치는 인연 속에서 이제 겨우 다시 만났는데, 마냥 응원할 수 없는 처지가 안타깝다. 부디 이 둘의 사랑이 '불륜'으로 낙인되지 않기를 바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