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감독원ㆍ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유가증권시장 패션업체인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을 상장 첫해인 2011년 10월 5% 이상 사들인 뒤 이달 10일 기준 10.0%(71만4031주)까지 늘렸다.
국민연금이 이 기간 주식을 취득하는 데 들인 돈은 1주 평균 8만7650원씩 모두 629억3600만원이다.
이처럼 수백억원으로 10%에 이르는 주식을 사들인 후 국민연금은 매수단가에도 못 미치는 값에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을 처분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11~15일 3차례에 걸쳐 4854주를 1주당 8만7129원씩 모두 4억2300만원에 장내매도했다. 1주 평균 매수단가보다 521원(0.6%) 낮은 값에 판 것이다.
국민연금이 돌연 손절매에 나선 것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강세장에서 주가마저 제자리걸음인 탓으로 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75억2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9% 감소했다. 순이익 또한 같은 기간 78% 가까이 감소한 46억원 남짓에 머물렀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는 이달 들어 17일까지 8만9700원에서 9만600원으로 1.0% 오르면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2%)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 회사 주가는 작년 말 9만5000원에 이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후 현재까지 한 차례도 이를 못 넘어섰다.
반면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대한 증권사 전망은 개선되는 모습이다.
삼성증권은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 보고서에서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며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9만7000원을 유지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속에 일회적인 브랜드 철수 비용까지 발생하면서 상반기 실적이 부진했다"며 "이에 비해 하반기는 해외 브랜드 정상화와 기저 효과로 영업이익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남 연구원은 "국내 패션업체 대부분이 하반기에도 실적을 개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지만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구조적으로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