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대리점협회는 14일 금융위를 찾아 저축성보험 수수료 체계 개편안에 반대하는 집회를 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지난달 17일 저축성보험 모집수수료의 분급을 확대하는 보험업감독규정 일부개정안을 발표했다.
기존에는 설계사가 보험을 팔면 일시금으로 미리 받는 선급방식으로 70%를 받고, 나눠 걸쳐 받는 분급방식으로 30%를 수수료로 받았다. 그러나 이를 내년에는 6대 4, 후년에는 5대 5로 변경토록 한 것이다.
선급수수료 비율이 높으면 설계사 채널의 상품 판매력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고객이 낸 보험료에서 초기에 사업비가 많이 나가 환급률과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지난 11일 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연금저축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 "수수료 체계 개선과 관련해 소비자 보호 및 보험 신뢰도 제고를 위해 단계적으로 판매수수료 분급방식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따라 소비자는 보험계약에 대한 만족도가 제고되고, 보험사는 판매자 정착률, 계약유지율 등이 장기적으로 안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설계사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남태민 보험대리점협회 본부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모집수수료의 분급 확대로 계약자의 중도해약환급금이 높아지게 되면, 중도해약을 부추겨 개인연금 활성화에 역행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설계사들의 소득이 감소하는 것도 문제다. 남 본부장은 "지난해 모집수수료 분급 도입 이후 보험 설게사들의 소득이 급격하게 감소했다"며 "제도가 시행된 지 1년여 만에 또다시 분급을 확대하면 설계사들의 상당수는 수입이 최저생계비 수준으로 떨어지고 다른 직업으로의 이탈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이른바 '먹튀 설계사' 등 보험모집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뿌리 뽑기 위해, 수수료 체계를 선급이 아닌 유지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당국과 업계의 잡음이 끊이질 않을 전망이다.
진익 보험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모집수수료를 분급방식으로 변경한다 해서 유지율이 높아지고 연금저축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근거가 없다"며 "금융당국이 최소한의 제도를 만들어주고 나머지는 시장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