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스틸자문 제재결정 법원서 뒤집혀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금융감독원이 스틸투자자문에 대해 내린 제재 결정을 법원에서 뒤집은 사례가 발생해 관심이 모아진다.

스틸투자자문은 금감원 제재 자체를 무효화하는 행정 소송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스틸투자자문이 금감원을 상대로 제기한 3개월 영업정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8일 받아들였다. 스틸투자자문은 이를 통해 정상 영업이 가능해졌다.

금감원은 9월 스틸투자자문에 대해 2010년 10월치 영업분에 대한 부문검사를 실시, 3개월 영업정지와 전 대표이사에게 문책조치를 내렸다. 스틸투자자문이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지 않고 집합투자업을 영위,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반면 스틸투자자문은 현 경영진과 무관한 사안에 대해 제재를 내렸다며 금감원을 상대로 행정소송에 나섰다. 권용일 스틸투자자문 대표는 "당사는 2012년에야 인포트투자자문을 인수했다"며 "금감원이 이번에 문제를 삼은 기간(2010년 10월)은 인포트투자자문 전신인 밸류투자자문 시절"이라고 말했다.

지금껏 금감원은 최대주주나 경영진이 바뀌더라도 존속법인이 소멸법인으로부터 권리와 의무를 승계했다면 과거 잘못에 대한 책임을 현재 법인에 물어 왔다.

금감원은 현재 A 상장사와도 스틸투자자문과 유사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법원은 1심에서 금감원 손을 들어줬다. 대표이사가 바뀌었어도 회사가 남아 있다면 존속법인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금감원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 경영진 입장에서 억울할 수 있는 부분은 있다"며 "그러나 소멸법인과 완전히 단절하지 않는다면 법적으로 (스틸투자자문)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스틸투자자문은 법원에서 영업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준 만큼 승소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스틸투자자문 간 소송은 아직 첫 변론기일이 확정되지 않았다.

만일 법원이 최종적으로 스틸투자자문 편을 들어준다면, 금감원 제재 관행도 바뀔 수 있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