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도 버린 동양증권, 임직원은 눈물겨운 회사 살리기

2013-10-1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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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동양그룹 법정관리 사태에도 동양증권 임직원은 꾸준히 자사주를 사들이며 회사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현 회장·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동양그룹 총수 일가가 위기 속에서 사적인 이익만을 챙긴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병동 동양증권 이사는 4일 이 회사 주식 600주를 장내매수했다. 동양그룹 주요 계열사가 전월 30일 줄줄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인데도 자사주 매수에 나선 것이다.
동양증권 주가는 추석 연휴 전인 전월 17일 3000원을 넘었다가 이달 10일 2285원으로 30% 가까이 하락했다.

김 이사를 포함해 동양증권 임직원은 어려운 업계 현실 속에서도 작년 7월부터 1년 이상 자사주 매입을 통한 책임경영을 강화해 왔다.

사장·부사장은 물론 이하 모든 임원이 달마다 수십, 수백주에 이르는 자사주를 꾸준히 사들였다. 이 회사 임원진은 매달 급여가 나오는 때에 맞춰 100만~300만원 정도를 자사주 매입에 사용했다.

이번 동양그룹 사태가 터진 이후에도 자사주를 매도한 동양증권 임원은 아직 아무도 없다.

되레 동양증권 임직원은 동양그룹이나 총수 일가와 선긋기에 나서면서 회사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동양그룹 노조는 법정관리 계획을 미리 세웠으면서도 기업어음 발행을 계속 지시했다며 사기 혐의로 현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동양증권 노조는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신청을 기각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탄원서도 냈다. 우량 계열사인 동양시멘트에 대해 법정관리가 시작되면 이 회사 주식을 담보로 발행된 사채에 투자한 수많은 투자자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회사가 생사 기로에 서있지만 구성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임직원 자사주 매입 역시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에도 동양증권 주가 전망은 밝지 않다.

계열사가 발행한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를 인수·중개한 데 대해 불완전판매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탓에 투자자가 대거 이탈하면서 회사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여기에 동양그룹 계열사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이 담보로 잡혔던 동양증권 주식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여 주가 약세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이 보유한 동양증권 주식 가운데 약 840만주가 2일 장내매도됐다.

동양증권은 2013회계연도 1분기(4~6월) 영업이익 28억1900만원을 올리며 모처럼 흑자로 돌아섰지만 돌연 법정관리 사태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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