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이 26일 서강대학교에서 열린 '캠퍼스 금융토크'에서 강연하고 있다. |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작년 금융감독원 신입직원 평균 연령이 30세였습니다. 대학 4학년 여러분, 취업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몇 번씩 떨어지는 게 오히려 좋은 경험입니다. 그래서 청춘이 좋은 겁니다."
최수현 금감원장이 26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에 위치한 서강대학교에서 열린 '꿈을 나누는 캠퍼스 금융토크'에서 한 말이다.
이날 서강대에서 열린 캠퍼스 금융토크에는 최수현 원장과 오순명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을 비롯해 서강대 동문인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사장, 김병현 LIG손해보험 사장, 박지우 KB국민은행 부행장 등 금융계 인사와 서강대 안수진 학생이 토론자로 참여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금감원은 금융사 감독기관이기 때문에 금융권에서 '갑'의 기관이라 불린다. 최 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갑'의 위치가 아닌 '을'의 위치를 늘 강조해왔다. 이날도 자신의 경험을 빗대 대학생들에게 조언했다.
최 원장은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과거 비주류였다'는 말을 했는데 비주류보다는 소수라는 말이 어울릴 것 같다"며 "소수도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서강대 역시 학생 수는 적지만 강한 대학이라는 점에 대해 학생들이 긍지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석한 금융권 인사들도 대학생들에게 금융인이 되기 위해 필요한 자세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은 모두 평사원에서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오른 공통점이 있다.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사장은 "금융사에 첫발을 들였을 때 직장 선배가 강조한 말은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주변을 깨끗이 해야 한다'와 '회사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일하라'라는 말이었다"며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지금도 직원들에게 이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우 KB국민은행 부행장은 "4년 동안 공군장교로 복무해 다른 사람보다 은행 입사 시기가 늦어 힘든 점도 많았다. 당시 배운 점은, 직장생활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참을 줄 아는 자세였다"며 "금융사란 조직은 상당히 보수적이다. 이 틀에서 자신의 의견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인내와 사람을 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병현 LIG손해보험 사장은 "평사원에서 CEO가 되기까지 가장 중요한 덕목은 목표의식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꿈을 위해 노력하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 그래야 열정이 만들어진다"고 제언했다.
최 원장은 이날 금융권에 대한 막연한 환상은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장으로서 각오도 내비쳤다.
그는 "금융권에 대해 높은 연봉을 준다는 점에 관심을 갖기보다 한국 금융을 어떻게 보겠다는 생각을 우선 정립해야 한다"며 "종종 듣는 한국의 금융 경쟁력이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반대로 해석하고 싶다. 더 이상 떨어질 데가 없다는 의미는 이제 (경쟁력이) 오를 수 있다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