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공약사항에 맞춰 복지분야 예산이 대거 증액됐지만 핵심은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에 초점이 맞춰졌다.
세입예산은 4년 만에 적자편성됐다. 올해 본예산 372조6000억원에서 0.5% 감소한 370조7000억원이다. 지난 2010년 세입예산 적자편성 이래 4년 만이다. <관련기사 4·5·6면>
정부는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2014년 예산안과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확정했다.
이번 예산안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3.9%로 보고 수립한 것이다. 지난 3월 정부 전망치인 4.0%보다 0.1%포인트 낮춘 수치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예산안은 경제활성화, 국정과제 이행, 재정건전성 유지 등 세 가지 큰 과제의 절충점을 찾는 데 중점을 뒀다"며 "무엇보다 경제활성화가 중요하다고 보고 복지수요를 일부 조정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신흥국 성장세 둔화 등 불안요인과 국세수입 증가율 둔화, 세외수입 감소 등으로 나라 곳간을 채울 여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올해 7조~8조원의 세수 펑크로 세입기준이 낮아진 점도 본예산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
분야별로는 △보건·복지·고용 105조9000억원(올해 대비 8.7% 증가) △교육 50조8000억원(2.1%) △문화·체육·관광 5조3000억원(5.7%) △R&D 17조5000억원(4%) △국방 35조8000억원(4.2%) △공공질서·안전 15조7000억원(4.6%) 등이다
사회간접자본(SOC)과 산업·중소기업·에너지 예산은 23조3000억원, 15조3000억원으로 각각 4.3%, 1.7% 줄었다. 당초 우려했던 대폭 감소는 반영되지 않았다.
복지예산 비중은 29.4%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박 대통령 공약사항의 일부는 조정됐다. 기초노령연금 수혜범위가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20만원 지급에서 소득하위 70%에 10만~20만원 차등지급으로 수정됐다.
반값 등록금은 이번 예산안에서 빠졌다.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두면서 후순위로 밀렸다. 반값 등록금은 2015년 예산안에 편성될 전망이다.
일자리 부문은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기업에 대해 인건비 지원 한도를 80만원으로 인상하고 국민연금 등 보험료를 전액 지원한다.
이밖에 정부는 지하경제 양성화, 비과세·감면 축소 등 세입기반 확충과 세출절감 노력으로 향후 총지출 증가율(3.5%)을 총수입 증가율(5%)보다 1.5%포인트 낮게 유지해 2017년 재정수지를 균형수준(-0.4%)에 맞추겠다고 밝혔다.
방문규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경제활력 회복 등 정부가 할 일을 최대한 담아 편성했다"며 "세입여건이 어렵지만 올해 추경 수준 재정수지를 유지하는 범위에서 총지출을 최대한 확대해 경기회복세를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