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공군1호기를 타고 호찌민으로 이동해 호찌민 통일궁에서 레 탄 하이 당서기와 레 황 꾸언 시장이 공동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해 친분을 쌓고 우리 기업에 대한 지원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또 호찌민이 2025년까지 인구 12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도시로 발전한다는 장기 마스터플랜 아래 세운 신도시 개발과 하이테크파크 조성, 지하철·전철·고속도로 건설 등 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검토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어 한세베트남 생산라인을 둘러본 뒤 호찌민 소재 우리 중견ㆍ중소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하고 베트남 진출 현황과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간담회에는 한세베트남 이외에 포시즌비나, 화승비나, 롯데마트, CJ, 효성 등 14개 현지 진출 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한세베트남은 GAP와 나이키, 유니클로 등 세계적 의류 브랜드를 OEM(주문자생산방식)으로 생산하는 섬유업체로, 호찌민에 진출한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한세베트남은 연간 2억5000만 달러어치의 수입과 4억9000만 달러어치의 수출을 통해 베트남에 2억4000만 달러어치의 무역흑자를 안겨주는 기업이다.
박 대통령이 이 업체를 방문지로 선택한 것은 한·베트남 무역관계에서 베트남이 최대 현안으로 꼽고 있는 대한(對韓) 무역역조를 바로잡겠다는 우리측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세일즈 외교'의 일환이라고 청와대측은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간담회 자리에서 우리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협력해 해외진출을 하게 되면 국내 네트워크의 강점을 유지하면서 중소기업들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대기업들이 맏형으로서 중소기업의 현지화를 잘 이끌어달라고 당부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박 대통령의 방문은 우리 기업이 한세베트남처럼 베트남에 투자해 제품을 생산한 뒤 제3국 시장에 수출하는 게 양국간 무역역조를 바로잡는 효율적 방안임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희 코참(베트남 한인상공회) 회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베트남 투자 중 북부지역에 대한 투자는 1246건, 89억 달러에 그친 반면 호찌민을 중심으로 한 남부지역에 대한 투자는 2002건, 158억 달러라고 설명하면서 베트남이 성장잠재력이 높고 경제발전 의지가 커 우리 기업의 진출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