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ㆍ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ㆍKB자산운용을 비롯한 펀드매니저를 자주 바꾸지 않는 운용사 펀드가 수익률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펀드는 꾸준한 투자전략 유지로 단기보다는 장기 성과에 중점을 둘 수 있어 유리하다는 평가다. 반면 올해 들어서도 '펀드런'이 끊이지 않으면서 펀드 운용역을 바꾸는 사례는 되레 늘어나고 있다.
10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운용사 투자운용인력을 변경한 횟수는 올해 들어 전일까지 모두 8824건에 달했다.
연말까지 1개분기 이상 남았지만 이미 2012년 전체 운용인력 변경(1만1261건) 대비 80%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다. 2010년 9081건과 비교해도 올해 들어 운용역 교체가 더욱 잦았음을 알 수 있다.
펀드매니저 등록 및 말소를 모두 고려할 때 올해만 4000개에 이르는 펀드 운용역이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
운용업계는 통상 잦은 펀드매니저 교체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펀드매니저를 자주 바꾸면 단기 성과에 집착하도록 만들 수 있다"며 "운용역마다 각각 운용 철학이 있기 때문에 일관성 있는 운용 기조를 보장하기 힘들어 펀드수익률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꾸준한 성과를 내는 펀드를 고르기 위해서는 매니저 교체가 적은 운용사 펀드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작년 9월부터 꾸준히 30명 이상 펀드매니저를 유지해 온 운용사 가운데 한국투신운용이 펀드매니저 교체가 가장 적었다. 등록 117건, 말소 112건을 합해 모두 230건도 안 됐다.
20명 이상 펀드매니저를 유지하고 있는 운용사에서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146건으로 가장 적었고 KB자산운용이 191건으로 뒤를 이었다.
실제 이들 운용사 펀드 성과도 좋았다.
동양증권이 2008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상위 50% 이내 펀드 성과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신한BNP운용 '좋은아침희망펀드'와 KB운용 'KB퇴직연금펀드'가 총 19분기 동안 상위 50% 이내에 들어 가장 우수했다.
한국투신운용은 '한국투자마이스터'와 '한국투자정통고편입', '한국투자장기주택마련' 등이 17~18분기 연속 상위 50%에 들었다. '한국투자 마이스터 증권펀드'는 1999년에 설정돼 14년째 운용되고 있으며 5년 누적 수익률이 60%를 넘어서고 있다.
이영석 한국투자신탁운용 상무는 "7년째 한국투자 마이스터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며 "오랜 기간 같은 매니저를 통해 운용돼 온 펀드는 장기투자 목적 아래 상대적으로 많은 노하우를 갖게 된다"고 전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 역량은 펀드 성과에서 가장 결정적인 요소"라며 "운용철학이 잘 지켜지고 매니저 회전율이 높지 않은 운용사 펀드를 알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