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객의 의견을 반영한 아파트들은 불황 속에서도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지난 2월 분양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의 경우 분양 전 동탄1신도시 ‘월드반도유보라’ 입주민의 설문조사를 통해 넉넉한 주방과 넓은 수납공간 등을 설계에 적용했다.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 불황 중에도 평균 2.5대 1의 높은 경쟁률 속에 마감했다.
올해 청약광풍을 불러일으킨 위례와 판교신도시 역시 분양 전부터 찾아가는 고객서비스를 실시한 바 있다. 평균 27.7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래미안 위례신도시’는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인 ‘창곡천•주제공원 전망대’의 새 이름을 공모해 고객 참여를 유도했다. 또 ‘우리투자증권PB 고객대상 사업설명회’를 개최해 단지 홍보에 힘을 쏟았다. 판교 알파리움 역시 분양을 알리는 사업설명회 개최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처럼 건설사들은 단지의 이름을 고객이 직접 짓는 공모전을 열거나 주부 자문단을 모집하는 등 소비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건설은 독산동 도하부대 이전 부지에 들어서는 신도시급 복합주거단지 분양을 앞두고 주부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네이밍 공모전을 통해 고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금천구와 오는 16일 금천구청 대강당에서 ‘일자리 한마당’을 마련한다. 이는 30~40대 경력 단절 여성 및 주부에게 일자리 창출 기회를 제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한편, 이들을 통해 고객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함이다. 이들은 이 부지에 들어서는 복합주거단지 ‘롯데 캐슬 매니저’ 활동을 하게 된다. 이외에도 롯데건설은 입주 이후 고객 서비스와 사회공헌에도 힘쓰고 있다. 입주 기간 중 다기능공으로 구성된 처리반을 구성해 긴급 하자나 단순 하자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처리해 주는 ‘긴급 출동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전 임직원이 급여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매칭그랜트 제도’ 등을 통해 봉사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4월 ‘Imagine, My Dream House!’라는 시스템을 래미안 홈페이지에 오픈해 고객들이 생성한 유형별 선호 면적 및 평면, 인테리어 스타일을 분석, 고객 중심의 상품 및 공간을 구현하고 있다. 또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에 무상으로 거주하면서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에서 입주민 자녀를 대상으로 교육기부를 하는 ‘튜터링서비스’를 선보여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갤러리 1층에 조성한 ‘래미안 스트리트’에서 접수된 고객들의 의견 수만큼 기부금을 사회에 환원하는 ‘매칭 그랜트’도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호반건설은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정기적인 현장 초청, 외부 전문가의 품질관리, 애프터 서비스 기능 강화 등으로 신뢰를 끌어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기존의 장학재단과 문화재단을 통합한 ‘호반사회공헌국’을 신설해 장학사업 및 인재양성, 문화예술 지원사업 등을 확대하고 있다.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호반사랑 나눔이’ 봉사단은 소외계층 지원과 환경정화활동, 문화재 지킴이 등 다양한 활동으로 매월 ‘찾아가는 봉사활동’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건설이 짓고 있는 ‘송도 더샵 그린워크 3차’는 아이 키우기 좋은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 7월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었고 이를 통해 실내 어린이 놀이터와 티하우스가 만들어졌다.
고객들의 의견을 반영한 아파트 단지 내 특화시설도 눈에 띈다.
반도건설은 이달 분양에 나서는 '동탄2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2.0'에도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했다. 분양에 앞서 ‘교육환경이 아파트 선택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설문조사를 통해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2.0을 교육특화 아파트로 설계한다. ‘평생교육’을 테마로 단지 안팎으로 교육시설을 갖춘 특화단지를 구현할 예정이다.
경기 의정부 민락2지구 '민락 푸르지오'는 안방 베란다에 세탁기와 전동빨래건조대를 설치, 빨래와 건조를 한 곳에서 할 수 있도록 했다. '원스톱 세탁공간'은 주부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1위를 차지해 실제 분양 단지에 적용된 것으로 주부들의 동선을 크게 줄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우남건설은 ‘고양삼송 우남퍼스트빌’ 분양을 앞두고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두 차례 모델하우스를 열었다. 고객 1077명을 평가단으로 등록해 고객 의견을 아파트 설계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풍부한 수납공간, 취향에 맞는 옵션 선택 등 고객 의견에 맞춰 전용 64㎡ 주택형은 기존 팬트리(저장실) 공간을 수납장으로 변경했다. 전 주택형에 입주민 취향에 따라 수납장과 화장대, 붙박이장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건설사들의 이같은 노력에 실수요자들은 평소 불편하게 느끼거나 원하던 시설을 아파트 설계에 반영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