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규곤 파수닷컴 대표 “해외에서 인정받는 보안기업될 것”

2013-09-10 06:02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분야에서 국내 벤처기업이 세계의 주목받고 있다. 기업 문서보안 솔루션의 일종인 DRM 전문기업 파수닷컴이다.

파수닷컴은 설립 초기인 2001년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개발해왔다. 특히 세계 최대의 기업용 IT 솔루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 시장을 주 타깃으로 정했다. 미국에서 성공할 경우 유럽, 일본, 중국, 동남아 등 기타 지역으로의 확장은 손쉽기 때문이다.

국내 보안업체들이 대부분 일본, 동남아 등 진출이 손쉬운 지역을 해외수출국으로 정하는 것과 달리 미국을 대상으로 정한 것은 의외라는 주변 반응이었다. 하지만 파수닷컴은 꾸준히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파수닷컴은 지난해 2월 미국법인 ‘파수USA’를 설립하고 5월에는 현지 IT 전문가를 미국법인 경영진으로 영입, 북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파수닷컴은 그간 RSA 등 대형 해외 전시회 참가 및 가트너, 프로스트앤설리반 등에 소속된 IT전문 애널리스트와의 지속적인 연계를 통해 미국 시장에 지속적으로 브랜드와 기술력을 알렸다.

조규곤 파수닷컴 대표는 “글로벌 시장을 보지 않고 사업을 한다면 IT분야에서 장기비전을 도출할 수 없다”며 “그 결과 파수닷컴이 제공하는 전문 데이터보안 기술에 대해 미국 안보부처와 공공기관들이 먼저 관심을 보일 정도로 현재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DRM 명가 ‘세계를 꿈꾼다’

파수닷컴은 현재 동영상과 문서파일 등에 쓰이는 DRM 원조 기업으로 손꼽힌다.

DRM은 디지털 문서의 불법복제나 위변조를 방지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처음 선보였던 90년대 후반 당시 국내에서는 불법복제를 막아야한다는 인식조차 없었다. 조규곤 대표가 DRM 기술을 접한 것은 삼성 재직 시절이다. 삼성에 DRM 기술의 유용성을 알리고 사업화를 주장했지만 쉽지 않았다.

이에 조 대표는 스스로 DRM을 사업화시키기로 결심했다. 조 대표는 “DRM은 사용자를 통제할 기술로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 믿었다”며 “현재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DRM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한다면 그 인프라를 완벽히 구축해 줄 수 있는 회사는 파수닷컴 뿐”이라고 자신했다.

DRM 기술 상용화를 한 이듬해 2001년 파수닷컴은 개인용에서 기업용으로 대상 고객층을 선회했다. 기밀유출 사고가 발생하며 사내 보안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파수닷컴은 삼성을 시작으로 포스코 등 국내 유수 기업에 DRM 솔루션을 공급하며 본격적인 보안업체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조 대표는 “DRM은 제조업체의 핵심 기밀 설계도나 국가 주요 정책을 담은 문서 등 절대로 유출되거나 변조되어선 안될 문서의 보안 장치로 각광받고 있다”며 “DRM을 기반을 한 문서보안 기술은 진입 장벽이 높아 쉽사리 경쟁사가 따라하지 못하는 분야중 하나”라고 말했다.

파수닷컴은 독자적인 문서보안 기술을 바탕으로 2008년에 매출 100억원, 2012년에 매출 200억원을 돌파했다. 국내 기업용 문서보안 시장의 60%를 선점, 명실상부한 국내 DRM 분야 1위 업체가 됐다.

이같은 실적은 암호화권한제어사용자 인증 기술 등 총 22개 특허라는 기술력이 뒷받침 한다. 현재 파수닷컴은 1999년 창업 이래 현재 직원 220명과 1100개 고객사를 거느리고 내달 기업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파수닷컴은 국내 1위에 만족하지 않고 기술 자신감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100대 소프트웨어 업체로 성장하겠다는 ‘제 2의 창업’을 꿈꾸고 있다.

◆데이터·유무선 아우르는 종합보안기업 목표

최근 파수닷컴은 연례고객행사인 ‘제 7회 파수솔루션데이’에서 데이터, 소프트웨어, 유무선을 아우르는 종합보안전문업체로 발돋음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솔루션데이에서 파수닷컴은 문서보안이라는 기존 틀을 벗어나 개인정보보호, 시큐어코딩, 모바일 보안, 클라우드 보안, 콘텐츠 플랫폼 및 통합 유통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조 대표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지능형지속위협(APT)이나 멜웨어 등 신종 사이버공격은 네트워크를 타고 직접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기업 구성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다양한 제목과 내용의 문서파일로 위장하는 등 교묘하고 체계적인 공격을 가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문서 뿐만 아니라 데이터와 SW에 대한 보안 중요성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업 환경이 클라우드로 변해가면서 클라우드를 통해 공유하는 문서에 대한 보안도 시급한 과제다. 클라우드로 공유되는 문서에 DRM을 적용해 문서의 유통 전 과정에 걸친 지속적인 보안을 제공한다면 클라우드로 인한 보안 취약성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최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이용의 급증으로 기업에서 높아가고 있는 ‘모바일 보안 위협’도 파수닷컴에겐 또다른 기회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유통되는 데이터에도 자사의 DRM 기술을 적용, 문서유출, 위변조에 대한 고민을 덜었다.

이밖에 △멀티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보호부터 스마트 콘텐츠의 저작과 유통, 콘텐츠 플랫폼 서비스까지 콘텐츠와 관련한 다양한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콘텐츠 플랫폼 △암호화 기술을 바탕으로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된 중요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DB보안 솔루션 △프로그램 정적 오류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보안 솔루션 △시멘틱 기반의 정적 분석을 통해 소스코드 상에 존재하는 보안약점을 검출하는 소스코드 분석인 시큐어코딩 솔루션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조 대표는 “유선에서 무선까지, 데이터부터 프로그램까지 남들이 하지 않는 사업을 해야 기업의 가치를 올릴 수 있다”며 “2020년까지 세계 100대 SW기업, 5000억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모바일, 클라우드 보안 등이 큰 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러한 미래를 보는 조 대표의 식견으로 조 대표는 파수닷컴 대표외에 또 하나의 직책을 맡고 있다.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 회장직이다. 90년대 후반부터 국내 보안업계에 발을 담궈온 그는 국내 보안 산업 전체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조 대표는 “유지보수 비용의 경우 글로벌 회사들은 SW 구매금액의 평균 15~20% 정도를, 국내의 경우 6~10% 수준을 지불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국내 실정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대표는 “최근 기재부 차관보와 만나 유지관리 예산 상향에 대해 논의, 내년 예산의 평균 8% 이상 높이는 방안을 추진중이다”며 “국내 시장에서 노력한 대가를 그대로 받는다면 해외에서 국내 기업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규곤 대표 약력>

△1959년 강원도 강릉 △1981년 서울대 전기공학과 졸업 △1983년 서울대 전기공학과 석사 △1992년 미국 럿거스대 컴퓨터공학박사 △1983년 삼성전자 선임연구원 △1992년 삼성SDS 기술연구소 오픈솔루션센터장, 삼성SDS 사내벤처 NuTrust 사장(파수닷컴 전신) △2000년 파수닷컴 대표이사 △2002년 정보통신부장관표창 △2006년 SW산업발전 유공 정부포상 대통령 표창 △2013년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KISIA) 회장, 금융안보포럼 부회장, 한국DRM협의회 회장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