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시장은 크루즈 선사가 주도하는 공급자 시장으로 선박이 기항하는 지역에서 형성된다. 선사는 수익성이 높은 지역에 우선적으로 선박을 배치하기 때문에 선박 유치가 최대 관건이다. 이에 따라 국가·지역별 크루즈 산업 육성전략에서 선박 유치가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한다.
◆불황에도 고수익을 창출하는 크루즈 산업
최근 지속되는 저성장 기조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산업이 크루즈다. 세계 성장세 둔화, 정치적 불안에도 불구하고 세계 크루즈 수요는 지난 10년간 매년 9.7%씩 고도성장을 지속해 왔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수요가 급증하며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크루즈 산업이 고용창출, 연관산업 성장,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점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연관산업의 경우 선박 기항 시 항만산업·여행 및 관광업·제조업(기념품 등), 선박 모항 시 선박 기항 시 효과와 함께 농축산업·수산업·숙박업·항공 등 교통산업, 마케팅·광고·선원 및 승무원 고용·엔터테인먼트 산업, 선박 건조 시 조선·금융·가전·가구·실내 건축자재 및 인테리어·조각 등 미술작품을 아우르는 토털 산업으로 성장이 가능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북미지역은 35만명 고용 창출, 임금액 165억 달러, 크루즈 경제적 효과(직접 소비) 189억 달러, 크루즈 산업의 경제적 효과 총액 404억 달러 규모가 크루즈 산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세계 크루즈 시장의 수요 증가도 주목할 만하다. 세계 관광시장의 꾸준한 증가와 함께 크루즈 수요 또한 매년 10% 이상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1995년 570만명이던 크루즈 수요는 2010년 1880만명으로 성장했다.
이는 근본적으로 크루즈 여행이 더 이상 부유층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인식이 보편화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1970년에 50만명이 크루즈를 경험했지만, 1995년 435만명, 2000년 688만명, 2007년 1200만명이 이용하는 등 1970년에 비해 크루즈 이용객은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를 포함한 기타 지역은 2010년 222만명에서 2020년에는 345만명으로 연평균 4.5%씩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 아시아 시장, 싱가포르 선두주자…갈길 먼 한국
아시아는 아직 크루즈 시장이 발전하지 않았지만 지역연계 관광상품 등이 속속 출시되면서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30여년간 이용객의 꾸준한 증가, 지속적인 상품가격 인하, 상품 다양화에 따른 수요 유발, 그리고 아시아지역 경제적 성장세 등으로 성장 잠재력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세계 3대 선사 중 하나인 스타 크루즈사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지역 크루즈관광은 싱가포르와 홍콩을 거점으로 운영에 성공했지만, 한국·일본·태국 시장에서는 실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 크루즈 산업이 성공한 곳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지난 1991년 국제크루즈터미널을 준공하면서 동남아 크루즈 허브로 성장했고, 크루즈 관광객은 2010년에 200만명을 초과했다.
우리 정부도 싱가포르를 롤모델로 삼아 관련 정보와 성공을 위한 인프라 등을 면밀히 분석해 '한국형 크루즈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해양산업에서 경쟁관계로 떠오른 중국도 가파른 경제성장과 함께 크루즈 시장도 급성장하는 국가 중 하나다.
세계관광기구는 중국 아웃바운드 관광객 수가 1억명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크루즈 아웃바운드 규모는 2002년 1650만명에서 2005년 3200만명으로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세계 3대 크루즈 선사는 1960~1975년 출생 신흥 중산층(중국 인구의 약 10%, 1억3600만명)을 크루즈 관광 주소비자로 보고 중국 시장을 개발 중에 있다.
반면 한국은 동북아 시장 확대 등으로 최근 5년간 기항 횟수는 약 4배, 관광객 수는 7배 이상 증가했으며, 올해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만별로는 지난해 제주(14만명, 49.6%), 부산(12.1만명, 42.9%)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인천항 기항이 급격히 증가(0.7만명→16만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체류기간은 1일 미만 단순 기항이 90% 이상이며, 내국인 크루즈 수요가 많지 않아 국내항을 모항으로 이용하는 크루즈선은 전무한 실정이다. 아직까지 한국이 크루즈 산업에서 싱가포르와 중국을 넘어서기에는 투자 규모·인프라 등에서 걸음마 수준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