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세계 최대 곡물 생산국인 미국에서 최근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졌음에도 콩 펀드를 제외한 농산물펀드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의 고온 건조한 날씨가 옥수수와 밀 등의 작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분 단계(가루받이)가 지난 후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반면 대두 가격은 날씨에 대한 우려를 그대로 반영하며 거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개별펀드별로 살펴보면 같은 농산물펀드 중에도 기초자산에 따라 수익률 편차는 크게 나타났다.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 콩선물(H) ETF’는 최근 1개월 새 12% 이상의 이익을 거둬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서는 16.02%의 수익률로 농산물펀드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내고 있다. 이 펀드는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콩 선물에만 90%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이지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계절적으로 대두 가격이 8~9월에 가장 큰 변동성을 보이기 때문에 콩 펀드가 양호한 수익률을 보이는 것”이라며 “다음 달 중순까지는 대두 가격은 날씨의 전망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5년(4분기부터 이듬해 1분기까지) 새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의 대두 작황이 부진해 대두 가격의 상승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 농산물선물(H) ETF’는 최근 1개월 새 3.37% 올랐으나 올 들어 현재까지 -9.71%의 수익률을 기록, 콩 펀드 수익률을 크게 밑돌았다. 이 펀드는 콩 선물(22.07%) 외에도 옥수수(28.09%), 밀(27.67%) 선물 등에도 투자한다.
도이치자산운용의 ‘도이치DWS에그리비즈니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Cls A’의 경우 최근 1개월 수익률 -6.01%로 가장 낮았다. 이 펀드의 기초자산은 CBOT에서 거래된 대두, 옥수수, 밀 등 주요 3대 작물이 아닌 미국, 버뮤다, 캐나다 등 외국계 원자재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손동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농산물펀드는 기초자산이 3대 곡물 위주인 펀드에 접근하는 것이 낫다”며 “날씨 영향 외에도 중국의 대두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돼 콩 펀드의 상대적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