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기민감주 중심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다는 주장도 있다.
서울 외환시장은 아시아 신흥국들과는 달리 비교적 차분했다. 외환 전문가들도 우리나라의 경우 외환 상황이 안정적이어서 통화가치의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외국인 순매도…대부분 업종 지수↓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020억원 순매도했다. 이틀간 이어진 순매도세로 총 순매도액은 2416억원이다.
외국인 매도공세에 코스피지수는 40여일 만에 1850선이 붕괴되며 하락 마감했고, 장중 1940선도 무너졌다.
업종별로 전기전자 업종 지수를 제외한 나머지 업종 지수가 하락했다.
가장 낙폭이 컸던 업종 지수는 의약품 지수로 전날보다 101.74포인트(2.27%) 떨어진 4377.59로 장을 마쳤다.
이밖에 증권(-2.27%) 기계(-2.22%) 비금속광물(-2.06%) 건설업(-2.05%) 음식료품(-2.04%) 등의 업종 지수가 하락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상승폭이 제한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6원 오른 달러당 1123원에 장을 마쳤다.
◆ 코스피 당분간 부진한 흐름 보일 것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피지수의 단기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를 지속했던 외국인 투자자가 FOMC 의사록 공개를 기점으로 매도로 돌아설 경우 취약한 국내 증시의 수급 여건상 추가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FOMC 의사록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양적완화 축소시기를 최대한 지연할 것으로 점쳐졌었다.
하지만 실제 의사록에서는 축소시기에 대해 위원들의 의견이 엇갈려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종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남아 있는 미국 재정 관련 이벤트의 위험부담과 경기 평가 하향 조정, 신흥국 금융 위기설 등을 감안해야 한다"며 "자산 매입 축소 시점은 10월보다는 12월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단기적 수급 여건 및 투자심리가 약화되며 코스피지수가 1850선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천정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당분간 추세적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며 "단, 주요국 경제지표의 호조와 과도한 낙폭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 민감주에 관심 필요
코스피지수가 1850선 아래로 떨어질 경우 경기방어주보다는 경기민감주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당분간 국내 증시가 박스권 안에서 변동장세가 예상되는 상황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전기통신(IT)과 자동차 업종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보수적 자산과 위험도가 높은 자산을 함께 가져가는 '바벨전략'을 지속해야 한다"며 "단, 경기방어 업종보다는 경기민감 업종 비중을 조금 더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서울 외환시장 비교적 차분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6원 오른 달러당 1123.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1126.5원까지 오르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와 은행권의 손절매도 등으로 상승폭을 둔화시켰다.
여기에 중국의 8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50.1을 기록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원화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이는 최근 4개월 내 최고치로, 7월 확정치 47.7에서 크게 개선된 것이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신흥국들의 통화가치 하락이 이어지지만 우리나라는 경제성장률이나 물가에 있어서 긍정적인 인식이 반영돼 변동속도 및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