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공무원 동원 '녹조 제거'…4대강 사업 폐해 은폐?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이명박 정부가 녹조문제에 대한 부각을 막기 위해 공무원을 동원하는 등 인위적으로 제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놓고 지난 정부가 4대강 사업의 폐해를 은폐하려던 것 아니냐는 주장이 일고 있다.

9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MB정부가 공무원들을 동원하는 등 인력으로 녹조를 제거, 시각적으로 숨기거나 상수원과 무관한 영산강댐을 방류했다고 폭로했다.

그동안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최근 낙동강 전체로 확산되는 ‘녹조라떼’ 현상을 4대강의 보로 인한 문제로 지목해왔다. 현재 낙동강 녹조는 역대 최악으로 수돗물 안전 등 국민 건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질 않고 있다.

특히 유독 길었던 장마철이 지난 이후 연이은 폭염이 예고돼 있어 낙동강 녹조현상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정부와 환경단체는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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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규 환경부 장관 역시 지난 6일 국무회의를 통해 4대강 사업의 보가 최근 낙동강을 중심으로 번진 녹조현상의 원인 중 하나라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바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녹조를 사람의 손으로 걷어내는 것은 한계가 있다. 4대강 사업이 수질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무리를 했다”며 “지방청 공무원들을 동원해 녹조를 인위적으로 걷어낸 사실 등은 환경부 내부에서만 알고 있던 것”이라고 언급했다.

환경부 측은 “지난 정부의 잘못을 들추기 보단 4대강 사업의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환경과학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 근본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는 취지”라며 “4대강 녹조에 대해 미리 인위적·작위적 조치를 해 문제를 덮은 상태에서 4대강 사업 평가는 문제의 유추 등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할 수 있다”고 전했다.

문제점이 잠재돼 있는 경우 드러나지 않아 개선조치가 없게 되고 평가 후 상수원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일단 낙동강 녹조에 따른 수돗물 공급은 여전히 안전하다는 판단이다. 상황이 악화될 우려를 대비한 상류 댐 방류 요청 등 비상조치도 강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윤 장관은 최근 환경부 실·국장들이 참석한 간부회의를 통해 낙동강의 녹조 문제를 해결키 위한 약품 투여 등 인위적 조치보단 4대강 사업 조사·평가를 통한 문제점과 근본 대책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