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일 알리바바는 시나웨이보(微博)의 타오바오(淘寶) 버전을 전격 출시했다. 앞서 지난 5월 알리바바는 중국 대표 포털인 시나닷컴 산하의 시나웨이보 지분 18%를 사들였다. ‘시나웨이보 스토어’라고도 불리는 이번 타오바오 버전 출시로 시나웨이보 회원들은 웨이보 계정을 통해 곧바로 타오바오 서비스로 이동해 온라인쇼핑과 결제를 할 수 있게 됐다.
같은 날 알리바바의 맞수인 텅쉰도 웨이신(微信 위챗) 5.0 버전을 새로 출시했다. 새로운 버전에서 웨이신 이용자들은 웨이신을 통해 편리하게 온라인 쇼핑을 즐기고 소액결제를 할 수 있게 됐다.
앞서 며칠 전에도 알리바바와 텅쉰은 상호 견제하는 듯한 모양새를 보였다. 지난달 26일 텅쉰이 웨이신은 상업적 수단이 아니라며 타오바오몰을 포함한 온라인쇼핑몰 광고 계정을 삭제해 알리바바에 칼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알리바바도 즉각 타오바오몰 입점 상인들의 웨이신 사용을 차단하며 맞불을 놓은 것. 실제로 이번 텅쉰의 웨이신 5.0 버전 출시도 본래 9월 출시 예정이었으나 알리바바를 의식해 출시일을 한달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중국 온라인쇼핑시장을 둘러싸고 알리바바와 텅쉰간 전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온라인쇼핑시장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중국 온라인쇼핑거래액은 1조2600만 위안(약 230조원)으로 1인당 온라인쇼핑액은 5000위안(약 91만원)에 달했다. 올해 1분기에도 온라인쇼핑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난 3520억 위안에 달했다.
중국 국영 중앙(CC) 텔레비전 방송국 경제평론가 단런옌(單人眼)은 4억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웨이신이 온라인쇼핑과 결제 서비스 기능까지 갖춘 상황에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텅쉰을 견제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분석했다. 판매상들이 각종 광고료와 수수료를 따로 지불해야 하는 타오바오몰보다 웨이신이나 웨이보를 통한 무료 마케팅을 선호하면서 알리바바의 광고수익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웨이보 청서에 따르면 웨이보 회원의 절반 이상이 웨이보를 통해 각종 쇼핑정보를 접한 후 온라인 쇼핑몰을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웨이신이 온라인쇼핑과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를 출시한 것은 알리바바에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알리바바도 현재 시나웨이보와의 협력을 통해 웨이보 스토어 등을 적극 출시하고 있다.
빌리 륭 RHB리서치인스티튜트 애널리스트도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텅쉰은 여전히 전자상거래 분야 진출 초기 단계에 있다”면서 “텅쉰은 이 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려 하고 있고 알리바바는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