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공판 연기, 변론 재개 가능성
SK그룹측은 1일 김씨의 체포로 인해 오는 9일 예정된 최 회장의 선고 공판이 연기되고 변론이 재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재판장이 선고에 영향을 미칠 인물이 아니라고 판단하면 공판이 그대로 진행될 수도 있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재판장도 공판 과정에서 “뒤에 숨어서 이 사건을 기획한 사람은 김원홍 같다”고 말할 정도로 의식하고 있어, 김씨가 재판정에 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일단 검찰 및 법무부는 대만에서 체포된 김씨를 국내 송환하기 위해 현지 당국과 협상 중이다.
김씨는 최 회장이 항소심에서 펀드 출자와 선지급금 인출 등 횡령을 주도한 피의자로 지목한 인물이다. 하지만 2011년 검찰이 SK그룹의 비자금 수사를 시작하기 전 중국으로 도피해 기소중지됐고 인터폴 수배가 내려진 상태였다.
◆김원홍 “최 회장 형제 잘못 없어”
지난 4월 최 회장측은 김씨를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대만에 체류 중이던 김씨는 사건 당사자들과의 전화통화 녹음파일만 보내왔었다. 김씨가 귀국을 못하는 이유로는 본인의 사기행각 등 범죄사실로 처벌받을까 두려워한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최 회장은 김씨가 주도해 문제의 펀드를 만들었으며 자신도 6000억원의 재산을 맡기고 돌려받지 못해 사기를 당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또 실제 김씨를 고소하고 고소장을 양형 자료로 재판부에 제출한 것이 전해진다.
김씨의 녹음파일에는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 대표에게 “최 회장 형제는 모르는 일”이라고 언급하고 최재원 부회장과는 “이렇게 돼서 미안하다. 너희 형제는 잘못이 없다”고 말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뿐만 아니라 김 전 대표에게는 “내가 결정적 자료를 갖고 있다”며 “대법원에 가면 무조건 무죄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당시 이 녹음파일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김씨가 직접 나서 이를 입증할 경우 양상은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