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의원은 이날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날 비상 의원총회나 지난달 28일 부산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장외집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문 의원은 현재 지역구가 있는 부산(사상구)에 머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은 '국정원·서해 NLL(북방한계선) 정국'에서 대여투쟁의 전면에 나섰지만 자신이 주도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가 '사초(史草) 실종'이라는 예기치 못한 결말로 이어지자 코너에 몰리고 있다.
민주당은 특검을 요구하며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기로 했지만, 여권에서는 문 의원을 정조준하고 있다.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트위터나 블로그 등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혀온 문 의원은 지난달 26일 대화록 실종과 관련, "혹여 제가 몰랐던 귀책사유가 있다면 비난을 달게 받고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후 정국 상황에 대해 다시 침묵하고 있다.
문 의원 측은 이날 의총 불참에 대해 "다른 일정이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향후 장외투쟁 동참 여부를 놓고 고민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촛불시위에 몸담을 경우 자칫 본인이 낙선한 당사자이면서 대선불복 운동을 주도하는 것으로 비쳐질 소지가 있고, 그렇다고 대선후보였던 당 핵심인사로서 대여투쟁을 외면하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 기류도 엇갈린다. 비노(비노무현) 진영에서는 '문재인 책임론'을 거론한다. 민주당 한 의원은 "문 의원과 친노그룹의 돌발행동으로 민주당의 스텝이 꼬이게 됐다"면서 "이번 장외투쟁에서도 독자행동을 한다면 당원들은 결국 문 의원을 외면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문재인 의원은 처음부터 국정원에서 불법적으로 공개한 대화록에 노무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한다는 내용이 있느냐를 원본을 보고 확인해보고, 만일 있으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한 것"이라며 "문 의원이 책임질 일은 하나도 없다"고 일축했다.
당 안팎에선 김한길 대표와 문 의원이 조만간 만나 의견을 교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민주당의 장외투쟁과 관련해 "지금 시점에서 민주당이 원내외 병행 투쟁을 내걸고 원외로 장을 옮긴다고 국민에게 얼마나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