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31일(현지시간) 오후 펜타곤(미 국방부 청사)에서 한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의 예산 자동삭감(시퀘스터)에 따라 국방 예산을 대폭 감축해야 하며 미국 안보에 위해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헤이글 국방장관은 “내년 국방비가 대폭 깎이면 미군의 핵심 전력인 항공모함 전단을 3척 가량 줄여야 할지 모른다”고 구체적인 예를 들었다.
현재 미국 해군의 항공모함 전단은 모두 11척으로 예산 삭감에 따라 8∼9대로 운영이 줄어들 경우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작은 규모가 된다는 게 미 국방부의 우려다.
더 나아가 육해공군 병력도 15% 안팎이나 대폭 줄야야 할 판이다.
헤이글 장관은 “계획에 따라 국방부는 500억 달러를 시작으로 앞으로 10년 간 무려 5000억 달러의 예산을 줄여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육군 병력은 현재 54만명에서 38~45만명, 해병대도 18만2000명에서 15만5000~17만5000명으로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병력 감축을 통해 약 1500억 달러의 국방 예산을 줄일 수 있지만 의회가 잡은 10년간 5000 억달러 절감 계획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로 인해 특히 미 육군은 해외에서 전쟁이 일어나도 바로 병력 투입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게 헤이글 장관의 설명이다.
공군도 최대 5개 작전비행 중대를 감축해야 하고 C-130 수송기 비행단의 규모도 줄여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예산 감축 논의는 미국 국방력이 규모는 작지만 뛰어난 첨단 능력을 갖느냐 아니면 특수부대도 없고 무기체계 발전도 없는 덩치가 큰 병력을 갖느냐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