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은 제로 수준의 정책금리와 매달 850억 달러의 자산매입도 그대로 유지했다. 양적완화 조치를 일단 유지한 건 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지만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는 판단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상반기 평균 수준의 경제성장과 낮은 인플레이션이 이 같은 결정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경제 성장이 완만한 수준이나 양적완화에 영향을 끼칠만큼은 아니라고 전했다. 경제 전망은 하방 위험성은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금 인상 및 연방전부 자동 지출삭감(시퀘스터) 등이 악재로 남은데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한 점도 경기에 부담되고 있다.
실업률의 경우 지난 수개월간 개선됐지만 지난달 기준 7.6%로 여전히 높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실업률이 6.5%를 밑돌 때까지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처럼 경기부양 기조를 장기간 유지하는 이유는 완전고용과 물가안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목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출구전략에 대한 힌트는 없었다.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 등 경기상황에 맞춰 자산매입 속도를 조절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을 뿐이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지난 6월 올해 안에 자산매입 축소를 검토할 것이란 언급하면서 출구전략에 시동이 걸렸다. 양적완화를 장기간 지속하면 금융시장의 왜곡을 초래하고 인플레이션 압력도 커지기 때문에 당연한 정책변화다.
시장은 연준이 이르면 9월에 양적완화를 축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산매입을 매달 100억 달러씩 총 200억 달러 가량 줄이겠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FT는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론의 취소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준을 빗대어 항해하던 출구호가 악천후를 만나면 다시 뱃머리를 돌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연준이 출구전략 로드맵에 대한 정보가 나오지 않은데다 미국 경제 평가를 하향조정하는 분위기 때문이다. 연준은 미국 2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훌쩍 넘긴 1.7% 기록했음에도 경기가 완만하다고 평가했다.
하이프리퀀시의 짐 오설리번 이코노믹스는 “연준이 기대하는 실업률이 달성되려면 실질 성장률은 최소 3%는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