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왼쪽부터 김태훈, 이유비, 하정우/각 공식사이트) |
대표적인 예가 하정우다. 하정우는 배우 김용건의 아들로 2002년 시트콤 ‘똑바로 살아라’의 단역으로 시작해 드라마 ‘무인시대’ ‘프라하의 연인’을 거치며 연기 경력을 쌓았다. 2007년 드라마 ‘히트’에서 맡은 김재윤 역이 대중의 머릿속에 하정우라는 이름을 각인시켰다.
하정우는 2008년 영화 ‘추격자’로 스크린도 접수했다. 오랜 단역과 조연 생활을 통해 쌓인 연기 내공,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분석력이 폭발하며 연쇄살인마 지영민을 소름 돋게 연기했다. 충무로 블루칩으로 성장한 하정우는 ‘국가대표’ ‘황해’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더 테러 라이브’ 등으로 연이어 호평 받으며 ‘하 대세’라는 수식어를 굳혔다.
하정우는 연기를 시작하면서 본명 김성훈을 감췄고 아버지가 유명 연기자라는 사실도 밝히지 않았다. 영화 ‘아저씨’의 형사, 배우 김태훈도 마찬가지다. 이후 드마라 ‘나쁜 남자’ ‘구가의 서’ ‘일말의 순정’ 등에 캐스팅되며 연기파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김태훈은 배우 김태우의 동생이다.
한양대에서 연극영화학을 전공했으며 연극 무대를 거쳐 각종 영화의 단역, 독립영화 주연으로 서서히 부상했다. 형을 통하지 않고 직접 프로필을 돌리며 발로 뛰어 배우의 꿈을 이룬 것으로 유명하다. 김태우도 동생의 자수성가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하정우와 김태훈은 가족의 후광을 입지 않으려는 의지였지만 사람들의 질시를 피하는 결과도 됐다.
반면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이유비는 데뷔 전부터 견미리의 딸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고 밝혔다. 학창시절 친구들의 시기는 기본, 데뷔 후 “탤런트 엄마 덕에 하루아침에 스타가 됐다” “엄마 믿고 건방지다”는 소문과 비난에 시달렸다.
굳어진 첫인상, 견미리의 딸이라는 꼬리표를 쉽사리 떼기는 어렵겠지만 이유비 역시 여느 신인배우들이 그러하듯 어릴 적 배우의 꿈을 품고 연기 공부와 각종 오디션 참가에 노력해 왔음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필요도 있다.
가요계에도 스타2세는 존재한다. 이루가 인도네시아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에서는 ‘태진아 아들 이루’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이루 아버지 태진아’로 불리니 이루가 후광을 떨치고 스스로 빛나기 시작했다고 할 만하다.
전영록의 딸들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가수가 됐다. 첫째가 걸그룹 티아라의 전보람, 둘째가 디유닛의 전우람이다. 쥬얼리의 하주연은 1980년대를 풍미한 배우 하재영의 딸이다. 이들은 스타2세임이 공개된 상태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아직은 아버지의 명성을 넘어서지 못했다.
연예계에는 혈연마케팅이 존재한다. 가족이라는 사실이 마케팅 전술이 되고,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와 연예인 누구의 사촌이라고 하면 한 번이라도 더 관심을 받는다. 하지만 그뿐이다. 연예인으로서의 성공은 준비된 실력과 열띤 노력, 그것을 알아보고 인정해 주는 대중이 존재할 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