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홍콩에 은신 중인 스노든은 영국 일간 가디언지 독자들과 한 인터넷 채팅 인터뷰를 통해 “미국 정보기관의 불법 정보수집 행태에 대해 추가 폭로하겠다”고 밝혔다.
스노든은 인터뷰에서 “지난 2009년 런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영국 정부가 무차별 불법 전화도청을 했다”고 폭로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북아일랜드 로크에른에서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을 개최 중인 영국 정부는 “그런 사실이 없다”며 의혹 진화에 나섰다.
스노든은 한편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없어 미국을 떠났다”며 “미국 정부가 자신을 감옥에 보내거나 죽인다 해도 진실을 감출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노든은 자신의 폭로를 둘러싼 논란을 놓고 “난 정부가 적국을 상대로 한 군사적 비밀 수집 활동을 문제 삼은 것이 아니라 개인이나 민간 기관 등에 대한 불법적인 감시활동을 폭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은 스노든을 ‘중국의 스파이’라고 지목하기도 했다. 스노든은 이에 대해 “그에게 배신자, 스파이라고 불렸다면 미국인으로서 최고의 영광”이라고 반박했다. 체니 전 부통령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강경 매파론자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적극 옹호했다.
미국 정부가 전 세계 정부 기관 등을 상대로 해킹을 통해 정보를 수집했다는 스노든의 주장에 대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해명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의 RTL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메르켈 총리는 “19일 독일을 국빈 방문하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무엇을 했고 무엇을 안 했는지 분명히 하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미국으로부터 해킹의 주범으로 여겨졌던 중국 정부 측도 “미국 정부가 국제사회의 관심을 존중하고 해명해야 한다”고 공격의 빌미를 늦추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정부는 불법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적극 해명에 나섰다. 이날 미국의 PBS 공영방송과 인터뷰에서 그는 “테러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감시 프로그램은 일반 시민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법원과 의회에 의해 감독받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문제점이 있다며 이를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여론은 스노든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유에스투데이와 퓨리서치 센터가 최근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54%가 ‘스노든이 처벌받아야 한다’고 답했고, ‘38%는 처벌받아서는 안된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