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박 내정자는 대우건설 노동조합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고, 회사 후배들도 존경하는 선배로 꼽는는 점에서 소통과 화합을 이끌 인물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지난 1980년 대우건설에 입사해 해외건설팀장과 경영기획실장을 거쳐 2004년 전략기획담당 임원에 올랐다. 이후 대우건설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편입된 뒤 동일토건과 동아건설에서 사장을 역임하며 경영자 수업을 미리 받았다.
2010년 대우건설 전략기획본부장으로 복귀한 뒤 올해 기획·영업부문장을 맡아 대우건설의 국내외 영업과 기획 업무를 진두지휘했다.
그의 이력 사항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인문학 계열인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대우건설 CEO(대표이사)는 대부분 이공계열 출신이 맡아왔다. 또 최근 들어 재무분야 전문가가 CEO로 선임되고 있는 건설업계의 경향에 비춰볼 때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박 부사장의 신임 사장 내정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 회사 한 직원은 “평소 사람 좋기로 평이 나 있어 후배들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온 분”이라며 “덕망뿐 아니라 실력과 리더십까지 갖추고 있어 내부에서는 일찍부터 대표이사감이란 얘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앞으로 박 내정자가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현재로서는 전임 사장 퇴임 이전부터 불거져 나온 4대강 사업의 입찰 담합 의혹, 아파트 입주자 대표들과의 갈등 등으로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박 내정자가 어떻게 봉합하느냐 여부가 관심사다.
또 주춤하고 있는 해외건설 수주 확대와 신시장 개척 등도 그의 앞에 놓인 과제다.
대우건설 안팎에서는 이 부분에 있어서도 박 내정자가 적임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미 영업분야에서는 부문장을 맡아 실력을 인정받았다.
또 조직 장악력과 친화력 등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장점으로 평가받은 만큼 회사 내부의 안정과 매출 신장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대우건설은 오는 21일 이사회와 다음달 1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신임 이사 선임을 의결한 후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박 내정자는 주주총회를 거치면 향후 3년간 대우건설 사령탑을 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