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첫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금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경제 여건이 좋지 않다. 고령화도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여기에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북한 리스크까지 안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관련기사 4면>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고용률 70%와 중산층 7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추격형에서 선도형 창조경제로 근본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며 "우리가 직면할 미래 트렌드와 다른 나라들의 대응을 선제적으로 파악해 경제정책의 틀을 적극 전환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자문위의 역할에 대해 "우리 경제상황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현 시점에서 가장 긴요한 정부 정책과 중장기 경제정책 방향을 진단, 평가하는 일"이라며 "현장의 여론을 적극 수렴해서 정부에 전달하는 일도 해야 하고, 잘못 알려진 정책이 있으면 이를 제대로 알리고 바로잡아주는 국민과 정부 사이의 가교 역할도 해달라"고 주문했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박근혜정부의 유일한 국민경제 관련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로 향후 5년간 추진될 박근혜표 경제정책 전반을 평가하고 추진하는 데 명실상부한 싱크탱크로 자리할 전망이다.
대통령이 당연직 의장이고 부총리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청와대 비서실장, 경제수석, 미래전략수석 등 5명이 당연직 위원으로, 전문가들로 구성된 민간위원 30명이 참여한다.
부의장에는 현정택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가 위촉됐고, 자문회의 산하 △창조경제 △민생경제 △공정경제 △거시금융의 4개 분과에는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과 인수위 출신 인사들이 상당수 포진했다.
이날 첫 회의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 운영방향'과 한국개발연구원과 매킨지 등 4개 국내외 국책ㆍ민간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작성한 '한국경제에 대한 인식과 향후 정책과제'가 보고됐다.
운영 방향과 관련, △경기 활성화, 민생안정 대책 등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와 국내외 미래 트렌드 변화에 대응한 미래의제 발굴 △창조경제 실현의 애로요인 발굴 및 정부 협업 부처간 가교역할 수행 △주요 경제정책에 대해 국민ㆍ시장과의 원활한 소통 촉진 등이 제시됐다.
국내외 국책ㆍ민간 연구기관들은 국내 경제에 대해 "요소투입 중심 성장의 한계와 인구구조 고령화, 대기업 성장과 고용효과의 약화, 중소기업의 낮은 생산성, 그리고 저부가가치 위주의 서비스산업구조 등으로 성장잠재력이 둔화된 상태"라고 진단하면서 '중산층 복원과 창조경제 구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4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4대 정책과제는 거시경제 운영, 구조적 성장동력 확충, 성장기반 강화, 정부·공공부문 혁신이다.
우선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비과세 감면 축소와 지하경제 양성화 △채권 거래에 대한 추가적인 과세 검토 △급격한 원고 방지를 위한 시장안정조치 등을 제안했다.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선 중견기업 육성과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육성, 임금피크제와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방안으로는 세계적 수준의 중소기업역량센터 설립, 중소기업청을 중견기업육성청으로 전환, 박정희 정부 시절의 수출진흥위원회 벤치마킹이 제시됐다.
또 안정적 성장기반 강화를 위해선 가계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주택과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주문했고, 정부·공공부문 혁신방안으로는 부처간 칸막이 제거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