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다음달 하순 중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다음달 4일 주중대사로 부임을 앞둔 권영세 신임 주중대사가 29일 열린 외교부 기자단 합동인터뷰에서 "새로운 일을 할 때마다 가볍게 생각해 본 적 없는데 이렇게 두려운 적도 없었다"며 주중대사로의 부담감을 털어놨다.
권 신임대사는 "중국과의 새로운 20년, 새로운 세팅을 할 수 있다"며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 특히 인문유대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해 인문유대를 정치외교 관계의 촉매제로 활용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중국 내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서는 "최소한 주중대사관은 우리 입장을 강하게 선택해 (대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권 대사는 "조용한 외교가 탈북자 문제에 있어서 강도 차이는 아니다"라며 "그동안 외교부도 중요성을 인식하고 강하게 요청해왔던 것으로 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탈북자 이슈는 중국과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표적인 케이스"라면서 "중국 측에 탈북자가 북한으로 돌아갔을 때 어떤 처우를 받는지 충분히 설득하고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강력히 요청해서 양국 간 원만한 처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권 대사는 북·중 관계의 변화에 대한 일각의 평가에 대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중국의 의지가 굉장히 단호하고 과거보다 한 걸음 더 진전했다고 평가한다"면서도 "그러나 그런 조치만으로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대해 우리와 입장과 궤를 같이하는 정책 노선이 되도록 중국을 더 설득하겠다"고 피력했다.
권 대사는 또 '관시(인맥)'가 중요한 중국의 문화적 특수성을 언급하며 "중국사회가 신의와 신뢰를 중시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대사부터 네트워크를 쌓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한·중 전략적 동반자 관계와 관련해 "외교·안보 등 모든 면에서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터놓고 이야기하는 기회를 넓히자는 것이 전략적 소통 관계이며 그것을 언제든 할 수 있는 게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라며 "6월 한·중 정상회담이 폭과 깊이가 모두 깊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과 경제 교류는 최상인 반면 정치외교적 측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중 관계에 대해 권 대사는 '정열경열(政熱經熱)'을 강조했다.
그는 "한·중 수교 이후 21년은 정냉경열(政冷經熱)이라고 평가하는 분들도 있다"며 "그러나 다음달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모든 측면의 한·중 관계를 업그레이드 하는 걸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과 북한은 일반적 국가관계'란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전후 내용을 모르는 상황에서 조심스럽다"고 전제하면서도 "매우 의미있는 발언이라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중 FTA에 대해선 높은 수준의 체결을 원하는 우리 정부의 의사를 반영해 빠른 시일 내 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 대사는 주중국대사로서 중국에 대한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권 대사는 "노래를 잘 못해 제대로 못 배웠지만 가수 안재욱의 '친구'란 노래의 원곡인 중국 가수 주화건의 '펑요(朋友)'를 연습 중이다"라고 말했다.
직업외교관이 아닌 그는 "어떤 조직에서든 잘 알아서 일에 도움도 되지만 그 틀에 갇히기도 한다"며 "자유롭게 사고하면서 틀에 얽매이지 않은 방식을 채택해 공공외교 관점에서 다양한 접근 방식을 가지고 직업외교관이 아닌 상대적 강점을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