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김동욱 서울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 혈액내과 교수팀은 만성골수성백혈병으로 3년 이상 글리벡 치료를 받았고, 혈액을 이용한 초정밀 백혈병 유전자 검사를 통해 2년 이상 백혈병 세포가 발견되지 않은 완전유전자반응 환자 중 글리벡 복용을 중단하는 연구에 참여한 48명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글리벡 중단 후 1년째 백혈병 유전자가 발견되지 않아 글리벡 복용을 성공적으로 중단할 수 있는 통계적 확률이 66.3%에 달했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의 평균연령은 47세였으며, 48명 중 20명은 동종조혈모세포이식 후에 백혈병이 재발해 글리벡 치료를 받았던 환자였다.
글리벡은 현재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가 가장 많이 복용 중인 1세대 표적항암제다.
장기간의 글리벡 치료로 장기 생존 효과가 뛰어나지만 아직 백혈병을 완치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기 때문에 고가의 약을 평생 복용해야 했다.
특히 일부 환자에서 치료 효과를 잃어버리는내성이 나타나기도 하고, 장기 복용자중 50%가 위 부작용·젊은 여성들의 기형 유발 위험성이 문제로 제기돼 왔다.
불필요한 투약을 방지하기 위해 글리벡 복용 중단이 가능한 환자를 선별해 함암제의 정확한 중단시점을 찾은 것이다.
논문에 따르면 48명의 환자 중 39명은 암 유전자가 증가하지 않았다.18개월 이상이 경과한 후에도 백혈병이 재발되지 않았다.
또 글리벡 복용 중단 이후 암 유전자가 0.1% 이상 증가한 9명의 환자 역시 곧바로 글리벡을 다시 투여하자 평균 6개월 이내에 백혈병 유전자가 모두 사라져 안전하게 글리벡 복용을 중단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로 글리벡 복용이 어려운 임산부·노약자·부작용이 심한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환자와 국가의 의료비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욱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최근에 글리벡 복용을 안전하게 중단한 환자 수가 전국적으로 66명까지 늘어났으며, 글리벡 뿐 아닌 타시그나·스프라이셀 등의 항암제 복용 중단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며 "환자 마음대로 약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내성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국제적으로 공인된 백혈병 유전자 분석 기술을 사용하는 만성골수성백혈병 분야의 경험 있는 전문의와 충분히 의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