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는 23일 ‘KDI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는 올해 2.6% 성장률을 기록한 후 내년에는 수출과 내수 모두 증가세가 확대돼 3.6%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동수 KDI 거시경제금융팀장은 “우리 경제는 지난해 세계 경제성장세 둔화에 따른 대내외 수요 약화로 성장률이 크게 하락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올해 들어 투자 부진이 완화되고 수출증가세가 유지되는 등 완만한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각종 지표 ‘우상향’ 뚜렷…3분기부터 회복세 진입
KDI는 오는 3분기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이 본격적으로 투입되는 시기와 맞물린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KDI는 국내총생산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올해 3분기 2.9%, 4분기 3.7%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유가 하락 등으로 올해 1.8%의 낮은 상승률을 기록한 뒤 2014년에는 물가상승세가 점차 확대되며 2.6%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수지의 경우 내수의 점진적인 개선과 원화가치 상승 등으로 흑자폭이 점차 감소하면서 올해 397억 달러, 2014년에 307억 달러 내외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올해와 내년에 각각 3.3%와 3.2%를 기록하며 낮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2%대 후반 목표실현 변수요인 많아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상승할 것이라는 긍정적 요인도 많지만 정부가 제시한 2%대 후반 달성은 쉽지가 않다.
KDI는 추경 등 각종 경제회복을 위한 정책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을 2%대 후반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의 목표가 실현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따라서 거시경제정책은 당분간 경기 대응적인 정책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는 취약부문 생산성 제고 등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재정정책은 예산 조기집행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재원 전달체계 효율화 등으로 지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통화정책은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되 향후 물가상승세와 경기 여건에 따라 신축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내놨다. 정책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면서 취약부문 생산성 제고 등을 통해 중장기 성장잠재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 팀장은 “재정긴축 등 영향으로 유로 지역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재정긴축 이행과 관련한 불확실성의 확대가 세계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내 위험요인으로는 부동산시장 회복이 지연되고 엔화가치 하락으로 기업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는 경우 내수 회복세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이 본격적인 성장궤도…4%대 달성은 쉽지 않아
경기회복 확대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부진했던 설비투자가 내년에 8% 중반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반적인 지표 상승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그러나 정부와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4%대로 바라봤지만 KDI는 이보다 0.4%포인트 낮은 3.6%를 제시했다. 여전히 대외적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여전히 지속하고 있다는 점과 세계 주요 기구에서 경제성장률을 계속 낮추고 있다는 것도 4%대 경제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강 팀장은 “우리가 제시한 3.6% 전망치는 그렇게 낮은 숫자가 아니다. 전분기 대비 0.9%씩 성장한다는 의미”라며 “2000년 초반부터 잠재성장률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예측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의 내년 4.0% 성장은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