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진드기 제주사망 후 ‘무책임한’보건당국

2013-05-2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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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진드기 물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br/>보건당국의 허술한 대응이 빚어낸 ‘인재’

아주경제 진순현 기자=“살인진드기에 의해 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망사고는 정부 보건당국의 안일한 대응으로 인해 발생한 인재(人災)”라고 22일 제주에서 사망한 강모씨(73세 남, 서귀포시 표선면) 유가족이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해 8월 사망한 63세 강원도 거주 여성이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동안 이에 따른 예방수칙 홍보 등이 전혀 이뤄진 적이 없었던 점을 지적했다.

특히 고인이 된 강모씨의 임상경과를 보면 과연 보건당국이 전국의 일반병원, 종합병원 등과 연계성을 갖고 있는지 의심됐다.

유가족 강모씨(45)는 “고인이 된 아버지가 지난 2일부터 사망한 16일 보름동안 면소재 일반병원~제주시내 한마음병원~제주대학교 병원까지 살인진드기에 의한 질병일 수도 있다는 걸 어느 곳도 알지 못했다는 게 보건당국의 허술함을 드러낸 것이다” 고 질책했다.

이어 “처방할 수 있는 약이 없다는 이유로 어차피 죽을 목숨으로 치부해선 안된다” 며 “지금껏 보건당국이 취해온 행동은 무책임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제주사망 이전까지 보건당국은 쉬쉬해오다 1차, 2차, 3차의 피해자를 양산시키는 누를 범했다.

1차 피해자는 사망에 이른 고인이며, 2차는 고인을 잃은 유가족, 3차는 대한민국 관광 1번지 제주도도 된서리를 맞았다.

고인인 경우 평생 축산업에 종사하면서 늘상으로 초지에서 소몰이를 해왔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올해 살인진드기에 의해 사망자 5명이 잇따라 발생했으나, 보건당국이나 축협 등에서 살인진드기 조심하라는 관심은 물론 홍보도 전혀 없었다.

유가족 강모씨에 따르면 故 강모씨는 생전에 건장한 체격으로 활동적이며 건강했다고 밝혔다.

강모씨는 “고인은 지난 2일 마을목장을 갔다온 후 체한 것 같은 가슴 답답함과 발열증상을 보여 면소재 일반병원을 방문, 체한 것으로만 추측해 약처방만 받았다” 며 “6일 동안 병명도 모른 채 집에서 거주하다 자신의 오토바이를 타고 나와 운행하는 과정에서 비틀거리는 상황을 보면서 이상하다고 느꼈던 마을 사람들에 의해 제주시내 한마음병원으로 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강모씨는 “한마음병원에서 쯔쯔가무시증 검사 등을 했으나, 이상 소견을 발견하지 못한채 별다른 조치없이 2일간 입원을 했다” 며 “이후 갑자기 혀가 말리고 의식 불명 상태가 나타나면서 제주대학교 병원으로 후송되어 7일 후 끝내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건강하시던 분이 그렇게 쉽게 세상을 떠날줄은 몰랐다. 어느 병원도 살인진드기에 의한 병이란 걸 알지 못했다” 며 “이번 사고의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따졌다.

제주도는 살인진드기 공포에 관광객 감소와 제주청정이미지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여행사 관계자는 “심지어 외국인관광객들도 언론매체 등을 통해 알게되면서 제주발길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다” 며 “이번 일로 해서 제주관광의 막대한 손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사망 사례는 SFTS 유전자가 검출됐지만, 임상경과와 잠정검사 결과가 부합되는 사례가 추정되어 현재 국립보건연구원에서 바이러스 분리를 시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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