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겁없는 비평가' 덩위원 "북한 미사일 발사는 뒤로 물러서기 위한 소란"

2013-05-2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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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위원 前 중앙당교 기관지 부편집장 인터뷰

[사진부 이형석 기자 leehs85@]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21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만난 덩위원(鄧聿文)은 '겁없는 비평가'라고 하기에는 작은 체구에 애띤 얼굴을 하고 있었다. '북중관계와 중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심포지움에 참석하기 위해 프란치스코 회관을 방문한 그는 언론의 쏟아지는 관심에도 시종일관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아주경제 등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조금도 위축되지 않은채 간결하고 딱부러지게 할 말을 하는 대범함을 보여 항간의 명성을 입증했다.

1968년 3월 중국 장시(江西)성에서 출생했으며 중앙민족대학에서 법학학사 및 석사를 취득했다. 최근까지 중국 공산당 간부학교인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 부편집장이었지만 지난 2월 '중국은 북한을 포기해야 한다'라는 파격적인 제목의 글을 기고하면서 해임됐다. 뉴욕타임스에게 '중국의 겁없는 비평가'로 찬사받았던 덩 전 부편집장에게서 북한과 한반도 통일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 북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4월 말에 중국을 방문했다는 소문이 있던데

"소문에 대해 잘 모르지만 믿을만한 소식은 아닐 것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중국 방문 후 최소 3일 뒤에는 기사가 나왔어야 한다, 지금까지 비밀일 수는 없다.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지 1년 남짓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까지 김정은이 방중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최근 북중관계가 심각한 불신위기를 맞고 있음을 의미한다. 서로가 서로를 버릴 수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북한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정권의 근간을 핵무기에서 찾고 있다."

-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중국을 겨냥했다는 추측도 나온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오히려 북한이 핵도발을 멈추고 뒤로 물러서기 위해 소란을 피우는 것으로 본다. 사실 북한이 핵실험 등 도발을 통해 노렸던 것은 중미관계를 악화시키고 그 사이에서 이권을 챙기는 것이었지만 실패했다. 결국 퇴보할 수 밖에 없는 북한이 체면유지를 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최근 북한 정부가 중국 어선을 억류한 것은 북한이 중국에 소심하게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중국에 대놓고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현 상황은 오히려 중국이 여전히 북한을 제어할 수 있음을 방증한다. 결국 중국을 의식한 북한은 도발행위를 이어갈 수 없을 것이다.

- 오는 6월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동을 갖는다, 어떻게 하면 남한주도의 한반도 통일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나

"중국 정부에게 한반도의 통일이 중국에게 있어 유익하고 긍정적이라는 메세지를 확실히 전달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남북한이 통일되면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동북아에서의 지정학적인 입지가 흔들릴까 우려한다. 중국에게 통일 이후에도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고 특히 중국 여론이 한반도 통일을 지지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 남북한이 어떤 방식으로 통일을 이뤄야할까, 중국의 역할은 무엇인가

"중국이 한반도와 함께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한반도 통일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남북한의 통일 방식은 크게 3가지가 있다. 첫째는 전쟁이다. 북한도발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데 전쟁을 일으키더라도 북한은 승리할 수 없다. 과거와 달리 한국에게는 미국이 있지만 이제 북한에게는 중국이 없기 때문이다. 둘째는 북한정권의 붕괴다. 북한이 국제원조를 포함해 막대한 자원을 국사력 증강 및 무기개발에 쏟아부으면서 북한 주민의 생활은 더욱 힘겨워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형 자연재해라도 발생하면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할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은 북한의 경제발전을 이끌어 남북한의 경제교류를 확대, 자연스럽게 통일의 수순을 밟는 것이다. 중국은 이 방식의 통일을 지지한다. 가장 오랜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남북한은 물론 이웃국가에게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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