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내정자가 23일이면 발표될 예정이다.
우리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이순우 우리은행장,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 김준호 우리금융 부사장을 최종 후보로 정해 정부에 넘긴 상태다. 현재 이 행장이 가장 유력한 가운데 이 위원장이 바짝 추격하고 있는 형국이라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김 부사장은 최종 경쟁에서 밀려났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이에 이 행장과 이 위원장 두 후보의 SWOT를 분석해봤다. SWOT는 조직이나 개인에 대한 마케팅 분석방법 중 하나로 Strength(강점), Weakness(약점), Opportunity(기회), Threat(위협)의 줄임말이다.
◆ 이순우, 현직 프리미엄…행장 겸직이 관건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하고, 1977년 상업은행에 입행하면서 은행원이 됐다. 이후 2004년 부행장,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수석부행장을 지낸 후 행장직에 올랐다.
말단 은행원에서 행장직까지 별다른 배경 없이 올라 상당한 실력파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조직 장악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부에서는 이 행장의 이 같은 리더십에는 특유의 친화력이 바탕이 됐다고 보고 있다. 이 행장은 직원들과 격의없이 지내는 소탈한 리더로 통한다. 영업현장에서도 이러한 친화력 덕분에 폐쇄 직전의 영업점을 1등 실적으로 탈바꿈시킨 경력이 있다.
당초 이 행장은 우리금융 민영화라는 거대 과제를 수행할 수 있겠느냐에 대한 외부의 평가가 엇갈린 것이 사실이다. 10년 이상 표류 중인 민영화를 수행할 만한 수장에는 다소 미흡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조기 민영화에 우선순위를 두고 반드시 성사하겠다는 각오를 다진 상황에서 내부를 잘 다스릴 만한 인물이 적합하다는 게 이 행장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성균관대 출신들이 박근혜정부에서 요직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의 소통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와의 관계도 원만해 민영화 추진 시 일어날 반발과 잡음도 무난히 조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다만 이 행장이 회장직에 오를 경우 관건은 행장 겸직 여부다. 이 행장은 내년 3월까지가 임기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등 자회사를 분리매각할 경우 사실상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이 동일해지므로 겸직을 하는 것이 낫다는 게 겸직설의 배경이다.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지만 노조는 이미 성명서를 통해 겸직에 대해 강력한 반대의사를 밝혔다. 회장과 은행장 겸직은 회장의 권한을 과도하게 집중시켜 결국 지주사 기능과 은행 영업을 동시에 상실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 것이다.
◆ 이종휘, 리스크 관리능력·금융 이해도 높아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0년 한일은행에 입행해 금융계에 입성했다.
이 행장처럼 이 위원장도 40여년을 은행에 몸담아와 정통 뱅커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지난 2008년 우리은행장에 선임되면서 우리은행 최초로 내부 출신 행장이 됐다.
이 위원장이 행장을 맡던 시기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때였다. 수익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 행장은 과감하게 자산을 매각하는 등 정공법으로 승부했다.
외환위기 당시에도 부실기업에 대한 워크아웃을 주도하는 등 업무 추진에 있어서는 과감한 결단력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업무를 시작할 때에 상당히 신중한 자세로 임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난 데다 치밀한 업무능력을 보태면 민영화 추진도 무리없이 수행해낼 것이라는 게 주변 인물들의 전언이다.
아울러 은행에서 근무할 당시 신망도 두터웠다는 점에서 노조 반발 등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신용회복위원회에서 국민행복기금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정부와의 국정철학을 잘 맞춘 인물로 꼽힌다. 우리금융 민영화 추진 시 금융당국과 손발이 잘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위원장은 황영기 우리금융지주 회장 시절 파생금융상품 투자 손실로 인해 예금보험공사로부터 경고를 받는 등의 약점이 있다.
한편 23일 내정자가 결정되면 우리금융은 24일 이사회를 열어 공식적으로 최종 후보에 대해 의결할 예정이다. 다음달 중순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으면 인선 절차가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