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16일 공약가계부와 관련해 “재원을 가급적 초기에, 특히 2014년 2015년에 조달토록 하는 것은 공약실천의지를 보여준다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만 경기상황을 고려해서 추진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개최한 새 정부 첫 재정전략회의 마무리발언에서 “올해와 내년 경제여건이 어렵기 때문에 SOC 투자 등을 급격하게 줄이게 되면 경기가 지나치게 위축될 수도 있지 않느냐”며 “특히 지방경제는 건설경기가 핵심이기 때문에 재정사업 축소가 불가피하다면 BTL등 민간유휴자본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경기가 살아나야 세수도 늘고 공약이행을 위한 재원조달도 용이해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공약가계부 이행과 관련해 “앞으로 우리가 공약 가계부 마련을 할 때, 공약가계부 마련이 10% 정도라고 하면 나머지 90%는 실천이다 하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각 부처는 공약 가계부가 5년 후에 이 정부의 성적표가 된다는 생각으로 반드시 확실한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반드시 실천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부총리가 중심이 돼서 이행사항을 주기적으로 점검 평가하고 미흡한 점이 있으면 지속적으로 보완해달라”며 “공약가계부 관련 입법조치상항이 적지 않다. 당과 처음부터 긴밀하게 협의해서 입법에 차질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또 “세출구조조정과 비과세·감면 정비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의 불만이 예상된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 안을 마련하기 전에 전문연구기관의 심층평가 등을 통해서 제도나 실태상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제시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차제에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사업이나 세제지원에 대해서는 심층평가를 의무화하는 등 제도개선 프로세스를 시스템화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비과세·감면 정비는 불필요한 정비는 과감하게 철폐하되, 경제 활력을 회복하고 창조경제를 구현하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은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면서 “예를 들어, 벤처창업이나 M&A에 대한 세제지원은 많은 재원이 소요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시장과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오히려 감면세액 이상의 세수 증대효과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지하경제양성화와 관련해 “사회통합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과제이지만 일각에서 골목상권 등 서민․중산층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 만큼 세심하게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관계 부처 간의 협의된 정보공유 확대도 차질 없이 추진해달라”며 “국회사정으로 FIU법이 지난 임시국회에서 보류되었습니다만 6월 국회에서는 꼭 처리되도록 노력해주시고 국세청 관세청의 과세정보도 관계기관에 적극 제공되도록 해서 정부 전체의 재정효율성을 높여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세출구조조정이든 비과세․감면 정비든 일거에 모든 것을 하기 보다는 시범사업을 확실하게 성공시키고 이것을 모범사례로 다른 부처나 지자체 등으로 확산되게 할 필요가 있다”며 “선진국의 재정개혁과 정부개혁 모범사례로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준거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세출구조조정 등을 할 때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해 국민들과 공감을 해야 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면서 “국민의 이해를 높여주기 때문에 정부3.0도 병행해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좀 더 책임감 있게 이야기할 수 있으려면 정부 3.0에서 추진하려고 하는, 국민들께 정보를 최대한 제공해서 국민도 나라살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정부도 책임 있게 내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가 경제부흥을 창조경제 기반으로 해서 하겠다 해서 좋은 정책들을 의욕적으로 내놓고 있는데 창조경제 시대에는 정책도 창조정책이 되어야한다”며 “세출을 구조 조정할 때나 새로운 정책을 실행할 때 기왕이면 어떻게 하면 적은 재원을 가지고 최대한 효율성을 높이냐 하는 노력을 배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