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경수 기자=올해들어 잔디가 파릇파릇해진 후 맞는 첫 연휴다. 이번 주말은 3일 연휴여서 라운드 약속을 잡아놓은 골퍼들이 많을 듯하다.
모처럼 코스에 나가는 골퍼라면 동반자들과 즐거운 한 때를 보내야 하지 않겠는가. 거기에 스코어까지 좋으면 금상첨화겠다. 연휴 라운드에서 새겨둬야 할 것을 모았다.
◆아무리 촉박해도 연습그린엔 꼭 들른다=약속된 티오프 시각에 임박해 골프장에 도착하는 골퍼들이 있다. 10분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식사하고 커피마시고 곧장 첫 홀 티잉그라운드로 뛰어간다. 허겁지겁 온데다 몸이 풀리지 않았으니 첫 샷부터 우왕좌왕이다. 자업자득이다. 티오프 시각에 빠듯하게 맞춰 골프장에 도착한 골퍼들은 다른 것은 다 생략하더라도 2∼3분 연습그린에 들러 그 코스의 그린스피드를 파악해둬야 한다. 특히 먼 거리 퍼트를 몇 차례 해봐야 한다. 톰 왓슨은 “롱퍼트 연습은 볼을 퍼터헤드의 스윗스폿에 맞추는 것을 집중적으로 하라”고 조언한다. 그래야 볼이 홀 주변 일정 지점에 다다른다는 얘기다. 그 코스의 그린스피드를 대강이라도 알고 첫 홀 그린에 다다른 골퍼와 그렇지 않은 골퍼는 큰 차이가 난다.
◆그린주변에서 뒤땅치기를 조심한다= 잔디는 제법 파래졌으나 코스 컨디션은 100%에 미치지 못한다. 군데군데 흙이 드러나있고 잔디가 듬성듬성한 데도 있다. 골프장에 따라서는 지금 에어레이션을 하거나 모래를 뿌려놓은 곳도 있다. 라이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뒤땅치기를 조심해야 한다. 특히 그린 주변에서 뒤땅치기를 하면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는 격이다. 뒤땅치기가 나오면 파나 보기를 할 것이 금세 더블보기로 변해버린다. 골퍼의 멘탈리티도 급격히 악화돼 다음홀 샷에 악영향을 미친다. 칩샷을 할 때에는 볼을 오른발 선상에 놓은 후 클럽헤드의 힐(뒤끝)을 들어올려 토(앞끝)만 지면에 닿은 상태로 셋업을 하면 뒤땅치기를 최소화할 수 있다.
◆프로 흉내를 내지 않는다= 기량은 보기 플레이 수준인데도 그린주변에서 벙커를 사뿐히 넘겨 볼을 홀 근처에 떨구거나 그린사이드 벙커샷을 1퍼트 거리내에 갖다 놓으려고 하는 골퍼들이 있다. 물론 잘 되면 박수를 칠 일이다. 그러나 십중팔구는 벙커에 빠지거나 홈런성 타구 등의 실수로 이어진다. 볼이 홀에서 멀어지더라도 그 다음 2타만에 홀아웃한다는 겸손한 자세로 임하는 것이 하이 스코어를 막는 길이다. 그린에서도 그렇다. 퍼트거리가 5m 이상인데도 볼을 곧바로 홀에 집어넣으려고 한다. 뜻은 좋으나 볼은 홀에서 1m 이상 못미치거나 지나치는 일이 잦다. 이 상황에서는 볼을 홀 주변 일정 반경안에 갖다놓은 후 다음 퍼트로 마무리한다는 자세가 3퍼트를 막는 길이다.
◆맥주는 ‘19번홀’에서나 찾는다= 아마추어 고수 L씨는 라운드 중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철칙이다. “거의 하루 시간을 내 코스에 나왔는데 그 소중한 시간을 술기운으로 보낼 수는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요즘 봄답지 않게 덥다. 시원한 맥주나 막걸리 생각이 날 법하다. 그래서 그런지 첫 그늘집에서부터 알코올을 찾는 골퍼들이 있다. 전반 마치고 잠시 쉴 때에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잭 니클로스는 “술 잘 마시는 사람치고 퍼트 잘 하는 것 못봤다”고 했다. 알코올 기운이 들어가면 스윙이나 샷이 안되는 것은 물론 그린에서 집중력이 떨어진다. 더운 날 맥주를 마시면 갈증이 해소되기는커녕 물을 더 찾게 된다. 라운드 후 ‘19홀’이 있지 않은가. 그 때까지 기다리기 힘들다면 후반 그늘집에서 목을 축이는 정도로 가볍게 마시는 것이 스코어나 건강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