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기회다…무차별적인 을의 반격"

2013-05-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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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 CJ대한통운의 배송 거부사태가 '갑·을' 간의 힘겨루기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CJ대한통운 비상대책위원회와 참여연대·시민단체들은 회사를 부당한 횡포를 일삼는 '갑'으로 규정한 반면, 사측은 비대위와 파업 참가자들이 같은 의견만 되풀이할 뿐 회사의 제안은 수렴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갑·을' 논쟁으로 비화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CJ대한통운 대리점장 대표모임은 14일 서울 도화동 CJ대한통운 중구지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한 택배기사들의 조속한 복귀를 요청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명분 없는 배송 거부를 중단하고 현장으로 돌아올 것 △회사의 수익성 보장 및 금전적 페널티 폐지 등 약속을 신뢰함 △이번 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 되는 외부세력은 즉시 떠날 것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 촉구 △고객의 소중한 물건을 차질 없이 배송할 것을 요구했다.

회사측이 금전적인 페널티 제도 폐지를 약속했고 수익성 보장을 약속한 만큼, 일단 업무에 복귀해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선 복귀 후 협상'이라는 카드를 제시한 셈이다.

또 고객들의 불편을 볼모로 한 파업은 명분이 없고 이 같은 사태가 지속될수록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한 '을의 몽니' 또는 '세력 과시'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종철 CJ대한통운 부산사상대리점 대표는 "비대위측에서 문제로 삼고 있는 금전적 페널티 관련 조항은 이미 회사 시스템에서 삭제된 상태"라며 "나중에 회사가 약속한 내용을 지키지 않는다면 비대위와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CJ대한통운의 택배수수료와 임금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회사 측에서도 4월부터 6월까지 평균수입이 3월보다 낮을 경우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한만큼 현장 복귀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택배 생태계 자체가 무너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김 대표는 "현재 일부 지역에서 배송 지연이 있지만 나머지 배송물량은 지난 일요일까지 모두 처리했다"며 "당장 업무차질을 빚는 것은 아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CJ대한통운과 계약을 맺고 있는 고객들이 모두 떠나가 생존권 자체가 위협받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며 고충을 털어놨다.

특정 단체를 지칭하진 않았지만 이번 사태에 외부세력이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하며 빠른 시일 내에 물러나줄 것을 촉구했다.

대표모임측은 "국민 편익을 볼모로 배송 방해 및 거부행위를 하도록 선동한 불순 외부세력은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니 즉시 떠나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은 두 회사가 합병된 만큼 사측과 비대위 측이 일부 조항을 놓고 의견 차이를 보이는 것은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편을 담보로 설득력을 얻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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