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책 발표 후 금리 인하를 기다려온 사람들이 많다. 취득세 감면기간이 6월 말까지인 만큼 지금부터 서서히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개포동 개포 주공1단지 인근 K공인 관계자)
'4·1 부동산 대책'에 이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소식에 부동산시장이 겹경사를 맞았다. 양도소득세 5년간 면제 방안에도 꿈쩍않던 대기 수요자들이 금리인하 소식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개포동 정애남공인 정애남 대표는 "4·1 대책 이후 급매물이 사라지고 호가가 오르자 수요자들이 부담을 느껴 거래가 중단되다시피 했다"며 "하지만 대출 이자가 인하될 것이란 소식에 다시 문의가 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에게도 기준금리 인하는 희소식이다. 오는 16일 '위례신도시 엠코타운 플로리체' 아파트의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에 나서는 현대엠코는 예상보다 청약 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위례신도시는 안그래도 수요가 많은데 4·1 대책 호재에 금리 인하까지 경사가 겹쳤다"며 "대출 금리를 얼마까지 낮춰 적용받을 수 있느냐는 문의가 벌써부터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교신도시에 주상복합아파트 '알파리움' 분양을 앞둔 알파돔시티도 마찬가지다. 알파돔시티 자산관리 최정현 마케팅팀장은 "알파리움은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들도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만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조치는 분명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청약 경쟁률이 예상보다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시장은 희비가 갈리고 있다. 오피스텔은 실수요보다 투자 수요가 많은 대표적 상품이어서 대출 이자 부담이 줄면 수요도 늘게 된다. 더구나 오피스텔도 올해 매입시 양도세를 5년간 면제해주는 방안이 뒤늦게 확정되면서 사업자들은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임대 수익을 노리고 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들에게는 그리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은행들이 대출 금리뿐 아니라 예금 금리도 낮출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월세로 임대하더라도 임대료를 내릴 수밖에 없어서다.
강남 A오피스텔 분양담당 소장은 "지금 당장 금리가 낮아지더라도 신규 분양받는 오피스텔의 실제 입주는 2년 뒤이기 때문에 그 땐 금리가 높아질 수 있어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신규 주택 수요 증가에 큰 몫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 금리(기준금리+가산금리)를 앞다퉈 낮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4~4.0% 선이지만 이미 각 은행들이 추가 인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생애 최초 주택자금 대출에 대한 추가 금리 인하를 계획하고 있다. 정부는 4·1 대책에서 생애 최초 주택자금 대출을 연 3.8%에서 3.3~3.5%로 낮추고 시행에 들어갔지만 시중금리와 큰 차이가 없어 신청자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상명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금리가 내리면 기본적으로 부동산 수요 증가나 가격 상승에 도움이 된다"며 "정부가 수요를 살리기 위해 4·1 대책을 내놓은 만큼 금리 인하는 정책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우스푸어나 렌트푸어 부담도 감소할 전망이다. 이 교수는 "금리가 높았을 때 집을 산 사람들이 많아 사회적 문제가 됐던 만큼 이자 부담 완화와 집값 상승이 맞물리면 하우스푸어나 렌트푸어도 탈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도 "4·1 대책 이후 시장 분위기가 좋아지는 상황에서 금리까지 낮아지면 대출 금리도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 신규 수요의 시장 진입이 더 쉬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정부가 지난달 대책을 발표했지만 바로 금리인하가 안돼 망설이는 수요자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이번 금리인하 조치로 시중은행 대출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여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