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으로 달러당 원화는 4.90% 상승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하락해 달러당 1100원을 밑돌았다.
30개국 가운데 자국 통화가치가 1% 넘게 상승한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8개국이다. 말레이시아의 상승률은 2.46%, 대만이 2.33%에 이어 루마니아(2.16%), 헝가리(2.00%), 멕시코(1.47%), 필리핀(1.20%), 중국(1.00%) 순으로 한국이 가장 높다.
과거에 비해서도 원화값의 상승률과 변동폭은 큰 편이다. 올해 들어 원화가치는 1월에 1.71% 하락하고 2월에 1.32% 상승한 뒤 3월에는 2.49% 다시 하락했다.
이처럼 원화 가치 상승률이 가파른 것은 외국인의 자본 유출입에 대한 제약이 적고 우리나라가 신흥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틈에 일본은 강도높은 양적완화 정책으로 엔화 약세를 유도, 결국 원화 강세와 엔저가 맞물리면서 원·엔 재정환율은 지난 8일 4년 8개월 만에 100엔당 1100원선이 무너졌다.
문제는 앞으로 원고·엔저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원화가치 상승과 금리 차익을 노린 '핫머니(단기 투기성 자금)' 유입이 가장 먼저 우려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채권 순투자액은 2조1360억원이었으며 외국인 채권 보유액도 3개월 연속 최대치를 기록했다.
엔저로 인해 '와타나베 부인'으로 불리는 일본 거액 자산가와 기관이 자국에서 저금리로 돈을 조달,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가 확대될 조짐도 보인다. 일본 정부가 참의원 선거가 예정된 오는 7월까지는 엔저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수조달러를 보유한 연기금의 자금이 대규모로 건너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서든 스톱'과 자금 유출이라는 견해도 있다.
양적완화에 나섰던 선진국들이 금리를 올리거나 유동성을 회수하는 등 그간의 정책을 서서히 거두어들이는 '출구전략'에 돌입하면 외환시장의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급격한 자본유출입에 대비해 외환거래세 등의 도입 검토를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