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북한 근로자 임금 지급 문제 등으로 체류 중인 7명도 남북대화 채널을 유지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숨통이 조여진 개성공단에 산소호흡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7명을 잔류시킨 북한의 속내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나쁜 징조는 아니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도 북한과의 대화 제의가 유효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특강에서 "우리가 제안한 회담과 대화 제의는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자는 원칙은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도 1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정부가 북한에 대화의 장은 열려 있다고 밝혔고, 회담 제의도 여전히 유효하다"며 "북한이 심사숙고해서 올바른 길(대화의 장)로 나오길 바란다"는 정부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북한은 기관지를 통해 남한 정부가 개성공단을 완전히 깨면 민족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정부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지만, 이는 (북한이) 오히려 개성공단에 대한 애착을 드러낸 셈이다.
따라서 북한이 우리측 인력을 체류시킨 것에는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속내나 의도라고 굳이 해석하고 할 필요는 없다"면서 "말 그대로 실무적인 협상이고, 이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잔류인원은 귀환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대화채널이 유지되고 있는 이상 남북은 갈등국면에서 이미 대화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외형상으로는 (체류 중인 7명이) 마무리 투수로서의 정리수준으로 남아 있는 모습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남북이) 대화의 여지를 남기는 그러한 상황"이라면서 "실질적이고 초보적인 (남북간) 대화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본다"고 지금의 상황을 평가했다.
양 교수는 또 "임금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현금차량도 다시 통행해야 하고 입주기업 대표가 북한 근로자에게 임금 확인절차 등을 하기 위해 들어갈 필요가 있다"면서 이런 과정을 통해 북한이 자연스럽게 대화의 장으로 나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미 군사훈련이 끝남(30일)으로써 북한에게도 통행제한을 풀 명분이 생긴 것"이라며 "세금 등의 실무문제 논의를 위해 당국자도 들어가야 할 텐데, 그런 과정에서 초보적인 대화국면이 실무회담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개성공단 정상화는 시간문제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대화국면이 한·미 정상회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미국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확신을 준다면 남북, 북·미 대화나 4자·6자 회담까지로도 연결되는 전환국면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