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무수단을 발사한다면 동쪽과 남쪽 두 방향이 예상된다"며 "미사일을 탐지·추적할 수 있도록 동해와 서해에 이지스함을 각각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동쪽으로는 일본 영공을 지나는 부담을 덜기 위해 카이도와 혼슈 사이의 약간 떨어진 부분으로 쏠 가능성이 있다"며 "남쪽으로는 남한과 제주를 통과해 일본 큐슈를 지나 필리핀 동쪽 해상으로 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군 당국은 일단 대북정보 감시태세인 '워치콘(Watch Condition)'을 상향 조정했다.
동해상에는 이지스 구축함 서애유성룡함에 이어 세종대왕함을 추가 배치됐다. 서애유성룡함과 세종대왕함에는 탐지거리 1000㎞인 SPY-1 레이더가 각각 장착돼 있다.
지상에서는 탐지거리가 500㎞를 상회하는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인 그린파인레이더 2대가 가동 중이며, 공중에서는 탐지거리가 400㎞에 달하는 조기경보통제기 피스아이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감시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한미연합사령부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비해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한 단계 더 높였다"고 밝혔다. 워치콘이 격상되면 대북 정보감시 자산이 증강 운영되고 정보분석 요원도 2∼3배 더 늘어나게 된다.
특히 한·미 군 당국은 정찰위성과 유·무인 정찰기 등 정보자산을 총동원해 동해지역의 북한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을 집중 감시하고 있다. 군 당국은 동해지역 이외에도 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 서해상에도 이지스 구축함을 파견해 놓고 있다.
현재 군은 '북 미사일 발사 대비 태스크포스(TF)'도 운영하면서 북한이 강원지역 동해안으로 이송한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의 발사 준비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은 북한의 스커드, 노동, 무수단 등 세 가지 미사일의 발사 준비, 정황 등에 대해 대북 정보자산을 총동원해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웃 나라 일본 역시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일본은 자신들의 지붕 위로 북한 미사일이 지나가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일본은 이미 자위대에 미사일 파괴조치 명령을 하달했고 SM-3 미사일을 탑재한 이지스함을 동해에 투입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비하고 있다. 사거리가 400~500㎞인 SM-3 미사일은 중거리 미사일 요격용이다.
한편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의 발사를 앞두고 국제기구에 항행금지구역을 통보하지 않은 것과 관련, 일본의 요격시스템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군 소식통은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하면 미사일의 궤도와 비행 각도를 사전에 알려주는 셈"이라며 "북한이 동해로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 영공을 지나갈 경우 동해상에 배치된 일본 이지스함이 SM-3 미사일로 요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