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서거에 대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일제히 애도의 뜻을 나타내고 있지만 국내 노동단체 등은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대처리즘에 대한 평가가 아직도 명확히 대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대처리즘은 통화량을 통제해 물가를 안정시키고 정부의 시장 개입 최소화로 작은 정부를 실현한다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이에 따라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1979년부터 1990년까지 총리로 재임하는 동안 △복지 지출 삭감 △공기업 민영화 △노동조합 활동 규제 △통화정책을 통한 인플레이션 억제 등을 강력히 추진했다.
이런 그의 정책은 지난 1976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던 영국 경제를 살리는 데에는 성공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IMF에 따르면 영국 경제성장률은 1980년 -2%에서 1982년 2.2%, 1988년 5.6%까지 올랐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980년 16.8%에서 1982년 8.5%, 1988년 4.6%까지 떨어졌다.
문제는 이러한 고성장·저물가의 이면에는 노동자들의 큰 희생이 있었다는 것이다.
마거릿 대처 전 총리는 재임 기간 중 5개의 노동 관련 법들을 통과시켰다. 그 결과 기업의 해고 비용은 감소했고 노동시장은 유연화됐다.
1984년 대처 정부는 노조와 협의나 교섭도 하지 않고 전국 174개 국영 탄광들 중 20개 탄광을 폐쇄하고 약 2만명의 광부를 해고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석탄 생산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전국 광산 노조는 총파업으로 저항했으나 대처 정부는 경찰을 동원해 강경하게 대응했고 1985년 3월 파업을 종료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그의 노조활동 억제와 노동 유연화 정책은 실업자들을 대량으로 양산하게 했다.
IMF에 따르면 영국의 실업률은 1980년 6.5%에서 1982년 10.6%, 1986년 11.3%까지 치솟았다.
이러한 대처리즘이 영국 사회에 남긴 상흔은 아직도 지워지지 않고 있다.
영국 탄광노조(NUM)는 이날 성명에서 “대처 이후 지속된 보수당 정부의 정책은 자랑거리가 아니다”라며 “대처는 자유로운 시장의 상징이었지만 이들이 얻은 이익은 소수에게만 돌아갔다”고 말했다.
NUM 사무총장 크리스 키친은 “오랫동안 대처가 사라지길 기다려와 그의 죽음이 유감이라 말할 수 없다”며 “그가 땅에 묻히며 대처의 정책들도 함께 사라지는 것을 기대할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