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예로부터 마포는 교통상 중요 구실을 수행했다. 조선시대 한강의 대표적 나루터였고 1910년 우리나라 첫 대중교통 수단인 전차노선이 놓여 도보형 도시로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었다. 현재는 서울 서부권 중심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마포구는 올해 홍대 앞, 공덕 및 홍대지역, 상암DMC 등 4곳의 성장에 대내·외 역량을 집중한다.
마포구의 잠재적 지속발전 가능성을 크게 본 박홍섭(72) 구청장은 "4대 성장거점을 특화된 상권과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격조 높은 문화도시, 관광도시로 조성할 것"이라며 역점추진 과제를 밝혔다. 이어 "이 4곳은 개별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연계되고 자원이 공동적으로 활용될 때 그 효과가 커진다"고 덧붙였다.
홍대지역은 관광자원화에 본격 나선다. 이미 자유로움과 개성, 음악, 패션 등 젊은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는 문화예술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현 단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존 풍부한 문화적 인프라를 산업의 한 측면으로 확대, 전략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토록 한다.
합정동은 차별화된 문화요소를 부각시킨다. 서울 도심과 용산, 상암, 영등포로의 진출이 용이한 지리적인 이점을 한껏 살렸다. 개화기 때 절두산 성지, 양화진 외국인선교사 묘지공원, 경관이 빼어난 양화진 나루 등 널리 알려진 명소를 십분 활용한다.
상암DMC는 방송, 영화, 게임, 음반, e-교육 등 5대 첨단 디지털미디어산업단지로 탈바꿈 중이다. 여기에 상암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을 비롯해 열병합발전소,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월드컵공원 등 공공자원의 활용으로 생태환경 도시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또 인천국제공항과 상암DMC를 잇는 공항철도가 개통, 이동시간이 40분대로 좁혀져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홈스테이와 같은 숙박시설도 지속적 확보한다.
"자투리 땅이라도 녹지를 만들고 한 그루의 나무라도 더 심어 친환경적이며 푸르름이 가득하도록 가꾸겠습니다. 경의선 지상부 공원화사업 구간 중 도화동 새창고개 구간에서 잘라진 용의 허리를 복원하는 한편 '마포구의 허파'로 불리는 성미산 생태공원화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낼 것입니다."
도화동 1-402번지 일대(백범교 하부)는 1900년대 능선 형태의 자연고개였다. 북악산 서쪽 인왕산의 산세가 무악재를 통해 이어받아 계속 남쪽으로 뻗쳐 이곳 새창고개를 거쳐 한강 앞에서 용이 물 먹는 모습이었다. 한 마디로 용산(龍山)이다.
하지만 일제시대 잔재인 경의선 철도 건설 때 지형은 훼손됐고 용산의 허리 부분도 끊겼다. 이 경의선 흔적을 정리하는 동시에 옛 고개를 그대로 복원, 도시재생 및 주민에 휴식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시비로 30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국내 첫 화력발전소로 주변개발 저해와 환경문제가 불거졌던 서울화력발전소(옛 당인리발전소)는 지하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말 마포구와 문화체육관광부, (주)한국중부발전이 지하에 800MW(400MW×2기)급 전기공급설비를 짓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대형발전소론 세계 최초의 시도로 2016년 9월 준공이 목표다. 지상부는 공원으로 바꿔 시민에게 돌려준다. 기존 설비는 철거하지 않고 영국 테이트모던식 문화창작발전소가 들어서게 된다.
박 구청장은 "서울화력발전소의 지화하로 발생되는 기금은 '(가칭)마포종합교육지원센터'를 만드는데 투입된다"며 "이 센터는 부담스러운 해외 연수, 값비싼 과외 등 사교육에 뒤지지 않는 교육환경 구축으로 가정의 교육비 부담을 덜 전망"이라고 소개했다.
마포는 발달된 교통망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기존 서울지하철 2·5·6호선에 더해 인천국제공항선, 경의선이 통한다. 안산에서 출발해 마포를 지나 서울역에 이르는 신안산선의 연내 착공 소식도 전해진다. 또한 1·2자유로가 구를 관통해 사통팔달의 요지라 할 수가 있다.
이와 함께 천혜의 자원으로 한강을 갖고 있는데, 특히 서울의 자치구 가운데서 가장 길게 접했다. 구는 이 같은 우수한 외부적 여건들과 내부의 인적, 물적 인프라를 총 동원해 주민들 삶의 향상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반면 낮은 교육 만족도는 최대 약점이다. 명문대 합격률 등 기준으로는 강남의 경쟁력을 따라가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박 구청장이 교육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대학을 몇명 보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부모 소득과 상관없이 누구나 공교육을 통한 경쟁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지역사회의 고질적 현안으로는 홍대 주변 만성적 주차난을 든다. 이에 따라 주차공간이 늘 부족하고 방문객들의 불편은 물론이고 점포와 주민간, 주민과 외지인간 분쟁이 잦아 골칫거리다. 더욱이 현지 교통량 및 주차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대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구는 지하주차장 건립 방안을 내놨다. 2008년부터 민간투자방식으로 홍대앞 걷고싶은 거리에 추진 중인데, 값비싼 임대료 탓에 홍대를 떠나는 예술인들의 창작공간으로도 역할하게 된다.
평소 나 중심의 사고로는 보다 나은 공동체를 가질 수 없다고 강조하는 박 구청장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기 잇속을 챙기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로 인해 공사나 사업 등이 지연될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사회에 돌아간다"며 "상대방 입장을 이해하는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조금씩 양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마포 토박이로 용강초교, 숭문중·고교를 거쳐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했다. 통일민주당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해 마포지구당 위원장을 맡는 등 지역에서 정치 기반을 다졌다. 민선 3기 마포구청장,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