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청에 따르면 황 내정자는 지난 15일 내정된 뒤 이튿날 서울에서 열린 장·차관 국정 토론회에 참석하고 오후에는 업무 보고를 받았다. 사의 표명 하루 전인 17일에도 대전에 있는 청사로 출근하지는 않았지만 청와대 업무 보고를 준비했다.
그러나 황 내정자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주성엔지니어링의 보유 주식을 처분하고 회사 경영권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점 때문에 지난 주말부터 사의 여부를 두고 고민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청 관계자는 “오늘 오전만 해도 내정자가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고는 전혀 몰랐다”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황 내정자가 지분을 매각하면 회사가 대기업들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될 위험이 있어 고민 끝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안다”면서 “중소기업계의 혁신을 불러올 적임자였는데 백지신탁 문제 때문에 철회하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주성엔지니어링이 영업손실 812억원을 기록하는 등 경영이 어려워진 점도 황 내정자가 손을 때지 못한 이유로 거론된다. 개인 투자자들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심적 부담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3년 동안 맡았던 벤처기업협회장에서 최근 물러난 것도 회사 경영을 챙기기 위해서였다는 전언이다. 중기청은 당분간 김순철 차장이 업무를 대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