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정부부처가 발표한 ‘한·미 FTA 1주년 성과’를 보면 대미 농식품 수입액은 59억4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6.8% 감소했고, 수출은 7.0% 늘어났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FTA 발효 직후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증가라는 애당초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농축산물 수입이 줄어들었다”며 “이는 북미지역의 기상이변으로 미국의 곡물 생산과 수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구제역 여파로 국내 축산부문의 공급 과잉과 가격하락으로 육류수입이 크게 감소했다”면서 “지난해 초 미국의 광우병(BSE) 발생도 수입 감소에 한 몫을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북미 기상이변에 따른 미국 내 곡물생산·수출 감소와 축산 부문 내수 공급 확대가 대미 수입 감소의 원인이라는 것.
하지만 FTA에 따른 관세철폐·인하 효과로 수입과일의 가격경쟁력이 제고되면서 미국산 과일 수입은 큰 폭으로 치솟았다.
지난해 4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실시한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국산 과일과 과채의 소비를 줄였다고 응답한 사람은 국내 소비자의 각각 24%와 9%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FTA 발효 이후 수입이 크게 증가한 품목은 밀·오렌지·체리·포도·아몬드·호도 등”이라며 “이들의 가격경쟁력이 제고되면서 국내 소비자들은 국산 과일이나 과채 대신 오렌지나 체리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FTA 발효 이후 무관세로 수입이 허용된 미국산 체리는 지난해 수입량이 전년대비 90% 증가했다. 오렌지도 수입량이(3∼5월 기준) 같은기간대비 21% 증가했으며, 포도 3%, 레몬 44% 등 미국산 과일이 크게 늘었다.
이 관계자는 “국내 과일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반면, 미국산 수입 과일은 관세인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며 “일부 과일·과채류 등의 피해 상황에 대한 단기적인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창훈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처장도 “기업농 육성에 치우친 정부의 대책은 전혀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며 “농민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중·장기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