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구정 설계> (12) 노현송 강서구청장 "공항 고도제한 완화, 마곡지구 개발 성과 가시화"

2013-03-1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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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승훈 기자=서울의 서부 맨 끝에 위치한 강서구. 강서(江西)란 지명은 한강의 서쪽에 위치한데서 유래했다. 관내 대규모 (김포)국제공항을 둬 전역의 건물들이 높이를 제한받고 있다.

이 같은 치명적인 취약점에도 불구하고 대·내외적 성장을 이루고 있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도 충분하다. 올해 친환경 녹색첨단도시, 마음이 풍요로운 문화·복지도시 실현을 이룬다는 구정 운영 방침을 세웠다.
강서구 미래상의 윤곽을 그리고 있는 노현송(59) 구청장은 "과거 우리구가 공항 고도제한으로 발전의 기회를 얻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취임 초기에 전한 서울의 랜드마크로 부상시키겠다는 포부를 다 지키지 못했지만 숙원해결을 위한 첫 걸음은 내디뎠다"고 밝혔다.

강서구는 전체 면적의 97% 가량이 고도제한에 묶였다. 김포공항 활주로를 기준으로 반경 4㎞ 이내는 해발 57.86m 미만으로 건축물의 높이가 규제된다. 층수로 따지면 대략 15층에 불과하다.

구 입장에서 봤을 땐 공항이 핵심적 교통 인프라가 아닌 토지의 고도 이용을 억압하는 족쇄일 수 있다. 노 구청장은 이 과제를 풀기 위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결론은 이웃마을과 힘을 보태는 것이었다. 비슷한 처지에 놓인 양천구, 경기도 부천시와 함께 해법을 찾으려 머리를 맞댔다.

3개 자치단체 합동으로 김포공항 주변지역의 고도제한 완화를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8월에 발주해 곧 결과가 나오면 시민단체와 각계 인사 등이 한마음으로 정부를 상대로 타당성을 알릴 계획이다.

이처럼 노 구청장이 고도제한 해제에 앞장서는 것은 단순히 이 문제만을 위한 게 아니다. 크고 작은 톱니바퀴들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것처럼 마곡지구 개발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노 구청장은 "강서구 전체 고도제한 완화가 시간이 걸린다면 현재 진행 중인 마곡지구만이라도 특별구역에 지정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곡지구는 크게 첨단산업 및 국제업무, 주거, 중앙테마공원으로 나뉜다.

중앙테마공원은 그간 난항에 빠진 워터프론트 구상안 대신 호수가 어우러진 육상공간을 크게 늘렸다. 당초 설계에서 특정 소수계층의 유희시설로 여겨질 수 있는 요트정박장을 빼고 누구나 자유롭게 즐기는 친환경 녹지를 더했다.

산단 내 유치에 성공한 LG R&D센터는 마곡지구 발전에 빼놓을 수 없는 성과로 꼽힌다. 이에 앞서 무산될 위기도 있었지만 우여곡절끝에 유치한 것이다. 과거 LG그룹은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서울시가 분양하는 마곡산단 부지 76만여㎡에 R&D센터를 짓는 계획을 내놨다.

국내 대기업의 전격적인 발표에 지역사회는 축제 분위기로 가득했다. 그러나 이도 잠시였다. 서울시가 신청된 땅의 50% 수준만 주겠다는 방침을 통보, LG 유치가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여론은 한때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때 강서구가 물밑 조율에 나섰다. 마곡산단에 경쟁력이 입증된 기업의 입주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LG그룹을 달래면서 동시에 서울시를 설득하기에 바빴다. 양측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듣고 절충안을 찾아냈다. 당장 LG가 한발 양보하되 시에서 추가 2·3단계 분양할 때 우선 제공받는 조건이다. 이로써 분양계약은 일정대로 모두 이뤄졌다.

LG는 향후 2020년까지 마곡지구에 약 2조4000억원을 투자할 전망이다. 근무하는 석·박사급 연구인력이 1만4000여명에 육박하고 매년 6만명 가량의 고용유발 및 19조원 이상 생산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지역경제 활성화 등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공항이 인접하고 여성·척추·관절분야의 14개 특화병원이 위치한 여건을 살려 의료관광특구로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관내 의료시설을 중심으로 강서구병원협의회가 출범한 뒤 벌써 하나둘 성과를 내고 있는 참입니다."

구는 보건복지부의 '2012년도 지역해외환자 유치 선도의료기술 육성사업'에 '공항거점 강서 메디컬 클러스터 조성'이 선정, 1억5000만원의 정부지원을 타냈다. 종합병원이 한 곳도 없는 불모지에서 일군 꽤나 값진 성과다.



척박했던 땅을 개척하는데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앞서 구병원협의회는 국내·외 공동 마케팅을 적극 펼쳤다.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의료설명회를 열었고, 사할린 홀름스크 시립병원과는 환자 송출 및 돌봄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로 인해 해외에서 환자 1200여명이 비행기를 타고 입국했고, 진료를 받겠다는 요청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구는 중앙아시아, 미국, 유럽 등 시장으로 의료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외국인 환자들의 언어소통 불편 해소와 심리적 안정을 돕기 위해 결혼이주여성에 국제간병인 양성교육을 실시했다.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3개 국어로 제작된 의료관광 단일 홈페이지는 곧 오픈을 앞뒀다.

"우리구는 다른 자치구보다 복지수요가 월등히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예산의 절반 이상을 복지비로 쏟아붓고 있지만 만족도가 그리 향상되지 않는 실정입니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갈수록 재정적인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노 구청장은 묘안을 짜냈다. 지역여건과 주민 욕구에 맞는 맞춤·현장형 서비스를 추구하는 강서형 복지공동체인 '예스(Yes)! 희망드림단'이다.

지난해 5월 발족한 이래 통합사례관리 운영 117가구, 서비스 제공 및 연계 444건, 희망드림 콜서비스 953건, 법률 홈닥터 상담 320건, 디딤돌 기부업체 42개소 발굴과 1300여명 지원 등 성과를 거뒀다. 사례관리 대상자들은 지역복지협의체, 사회복지기관, 의료·교육기관, 사회단체 등 각급 기관들과 유기적으로 연계해 도움을 준다.

선거공약을 반드시 지켜야 할 주민과의 약속이라고 정의한 노 구청장은 2012년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관한 민선5기 기초단체장 공약이행과 정보공개 평가에서 목표 달성, 공약 완료 등 2개 분야에서 최고등급(SA)을 받았다. 오늘도 그가 내뱉었던 공약 실천에 노력 중인 노 구청장은 "서울의 변두리라는 멍에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서남권 상권과 문화 중심지로 우뚝 설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났고 해군 중위로 전역했다. 경기고를 나와 한국외대에서 학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석사 과정은 일본 와세다대에서 마쳤다. 민선 2기 강서구청장과 제17대 국회의원(서울 강서을)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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