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앞으로 청와대 지하벙커에 상주하시는 것 아니에요?(웃음)”
"지하벙커는 일(북한 도발 등)이 터지면 들어가는 곳인데 제가 거기에 들어가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어요?"
김 내정자는 "북한 추가 핵실험이 발생할지도 모르는데 지금은 국가적으로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며 "언론이 국가안보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 지난달 12일부터 청와대로 출근해 안보상황을 인수인계받는 등 분주하게 뛰었지만, 김 내정자는 정부조직 개편안이 통과되지 않아 아직까지 정식 임명장을 받지 못했다.
김 내정자는 4일 박근혜 대통령이 담화 직후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회의석상에 앉는 대신 대변인 뒤편 좌석에 앉아 회의에 배석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첫 수석비서관회의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김장수 부재'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꼿꼿장수'라는 별명처럼 확고한 소신과 안보의식으로 '할 말은 꼭 하는' 김 내정자를 박 대통령이 깊이 신뢰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광주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때 마지막 국방부 장관, 이명박 정부 때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그를 박 대통령이 재중용한 것은 외교·국방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소신을 높이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김 내정자는 지난 대선 때 2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새누리당 국방안보추진단을 이끌며 새누리당의 안보공약을 다듬었다. 또 대선 때 박 대통령을 두 차례나 독대해 사병 복무기간 단축 발표를 건의하는 등 소신 발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여권 내부에서는 김 내정자가 박근혜 정부의 국방안보정책에 적지않은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김장수 맨'으로 알려진 박흥렬 경호실장과 육사 선배인 남재준 국정원장 내정자로 이어지는 막강한 육사 안보라인이 그를 뒷받침할 예정이다.
대북 강경론자인 그가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실현을 위해 정부 외교·안보라인과 어떻게 조율해나갈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