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부가 40년만의 개정 협상을 사실상 올해 상반기까지 진행해야 하는 촉박한 상황에서 여전히 핵심 사안에 대한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아산정책연구원 주최로 서울에서 열린 ‘아산핵포럼’의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협상 관련 토의에 참석한 한국측 전문가들은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권과 저농축 우라늄 자체 생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미국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면서 협정 연장 후 조율 쪽에 더 무게를 실었다.
마크 힙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원자력프로그램 담당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한국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도 서두르다 보니 검증 체계와 관련해 제대로 된 문구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에 최상의 시나리오는 기존 협정을 2∼3년 연장하거나 혹은 최대 2019년까지 연장해 2020년 양국의 파이로프로세싱 연구가 완료되면 그 이후에 새로운 협정을 결정하는 것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 한국 연구원은 “가장 타당성 있는 첫 선택지는 협정 시한을 연장하는 것”이라며 “한국으로서도 지금보다는 (공동 연구가 끝나고) 8∼10년 후 협정을 논의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성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양국 정부가 새로운 협정을 올해 상반기 내에 마련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며 “양국만 합의한다면 시간을 벌기 위해 기존 협정을 연장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고 상당히 실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임만성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부장적 입장을 보였다.
임 교수는 “협정 연장도 선택할 수 있지만 한국 정부는 그 연장된 기간에 폐연료에 대한 정책을 결정할 수 없다”며 “연장시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한다”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한국 정부는 강력한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한국의 기술 확보가 핵확산으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며 오히려 좋은 선례를 남길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섀런 스카서니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비확산 담당 선임연구원은 “꼭 우라늄 농축 권한이 있어야만 경쟁력이 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면서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한미 원자력협정 잠정연장안과 관련, 실제 그동안의 한미간 협의에서도 협상 만기일만 잠정 연장하는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