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아오는 중국에 한국 발목?…韓-中 10대 수출품목 절반이 중복

2013-02-2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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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011년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61개로 전년보다 10개 줄어<br/>한국 ‘역 샌드위치’, 일본의 엔저 가격 공세와 중국의 기술 추격

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대한민국 무역호(號)가 중국이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나 휘청거리고 있다. 해외무대서 한국은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의 경쟁이 필연이지만 격차가 빠른 속도로 좁혀지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9일 한국무역협회와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수출액 기준으로 지난해 한국과 중국의 10대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선박·반도체·평판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전자응용기기 등 5개 품목이 중복됐다.

이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기 한 해 전인 2000년 양국의 중복 품목이 3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또 중복 품목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경우 한국은 지난해 30.8%에 달했지만 중국은 14.9%에 불과했다.

중복 품목이 한국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선박해양구조물 및 부품이 10.2%로 가장 높았다. 이어 반도체(9.0%),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5.6%), 무선통신기기(4.9%) 순이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산업고도화를 위해 적극 육성하고 있는 7대 전략산업인 신에너지·바이오·신소재·자동차 등 한국의 차세대 산업과도 겹치는 것이 많아 경쟁은 갈수록 심화할 전망이다.

그동안 중국 경제의 성장은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증대로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위기극복을 견인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대중 수출 증가율과 무역흑자 규모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 증가율과 흑자규모를 크게 웃돌았다. 이 기간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 연평균 증가율은 13.7%에 그친 반면, 대중 수출 증가율은 20.0%에 달한다. 대중 무역흑자도 290억 달러로 전체 연평균 무역흑자(225억7000만 달러)보다 많다. 그 결과 최근 10년간 한국의 대중 수출과 성장률은 중국과 뚜렷한 동조화 현상을 보였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산업고도화가 속도를 내면서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가시화하고 있다.

실제로 2011년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은 반도체·철강·선박·석유화학·자동차부품 등 총 61개로 전년(71개)보다 10개 줄었다. 세계 1위에서 밀려난 품목이 26개이고 새로 1위로 올라선 품목이 16개였다. 세계 1위 품목의 수출액도 2010년 1256억1000만 달러에서 2011년 1034억3000만 달러로 17.7% 감소해 2007년 이후 4년 만에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세계 1위에서 밀려난 품목 26개 중 절반에 가까운 12개 품목이 1위를 중국에 빼앗겼다. 중국이 최근들어 선진기업들을 대거 인수·합병하고 있는 점은 더욱 위협적이다.

일본의 엔저로 인한 가격 공세와 중국의 기술 추격으로 '역 샌드위치'에 놓인 우리로서는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대목이다.

국제금융센터 이치훈 연구원은 "신흥시장 개척과 경쟁력 있는 분야의 선택·집중, 대중 수출구조 개선 및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등 기회 요인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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